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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남성 5명 중 2명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

등록 2020.11.05 10: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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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간 유병률 11%p ↑

서구화된 식습관 등 원인

2030년 남성 5명 중 2명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서울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40)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진단받았다.

술을 못해 지방간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알고보니 늘어난 뱃살이 원인이었다.

일감이 몰릴 때마다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한 게 문제였다. 또 급하게 먹고 다시 앉아 일하기 바빠 운동은 남 일이 된지 오래다.

그 결과 정씨의 체질량지수(BMI)는 27.1㎏/㎡로 비만이었고, 허리둘레도 101㎝로 복무비만이 심각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정씨는 식단개선과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에 들어갔다.

정씨와 같이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데도 고지방 위주의 식사와 운동 부족 등 비만을 부르는 생활습관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침착되는 질환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1998~2017년)를 바탕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복부비만의 국내 유병률 추이를 분석한 뒤 각 질환의 향후 유병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국내 남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1998년 19.7%였던 데 비해 19년 간 11%p 상승해 2017년에는 30.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또 연구팀이 조인포인트 모델(joinpoint model)을 이용해 향후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을 예측한 결과, 2030년에는 39.1%, 2035년에는 43.8%의 남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갖게 될 것으로 파악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방치하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고, 심한 경우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국내 남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할 걸로 분석됨에 따라, 주요 원인인 비만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조기에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혜순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만 침착되고 간 손상은 없는 경미한 경우가 많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간세포가 손상되는 간염과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 악성 종양인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과 학업 등으로 바쁜 현대인은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고, 식사도 고열량의 인스턴트 식품으로 간단히 해결해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엔 코로나19까지 겹쳐 배달음식 섭취는 늘고 운동량은 줄어 비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만 예방을 위해 섬유질이 풍부하면서 지방 및 단순당 함유량은 적은 채소와 단백질이 많은 생선 등을 섭취하고, 틈틈이 운동해 신체활동량을 늘릴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확장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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