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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작년부터 기다린 데스파이네 "9회까지 던지고 싶었다"(종합)

등록 2021.11.17 22: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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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파이네, 3차전 선발로 나와 5⅔이닝 무실점 쾌투로 팀 승리 견인

"투수 중 가장 연장자, 나도 내 역할 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3차전 경기, 6회말 KT 선발 데스파이네가 교체되고 있다. 2021.11.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3차전 경기, 6회말 KT 선발 데스파이네가 교체되고 있다. 2021.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투수 왕국' KT 위즈의 선발 야구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가 예사롭지 않다.

KT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S 3차전에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선발로 냈다.

시즌 중 에이스 역할을 했던 데스파이네가 단기전에서 3선발로 밀릴 만큼 최근 KT 마운드는 풍부한 자원과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한다.

1차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가 7⅔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고, 2차전에서는 소형준이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선발 투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1, 2차전을 모두 따냈다.

배턴을 이어 받은 데스파이네도 이에 지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는 이날 5⅔이닝 2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묶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4㎞까지 나왔고,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등을 섞어 던졌다. 투구 수는 69개.

데스파이네의 호투를 발판 삼아 KT는 3차전까지 3-1로 이겼다.

1회부터 삼자범퇴로 출발한 데스파이네는 2회 2사 후 양석환에 우전 안타, 허경민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2사 1, 2루에서 박세혁을 1루수 직선타로 막고 실점하지 않았다.

든든한 수비는 데스파이네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했다. 데스파이네는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승호를 상대했다. 강승호가 받아친 2구째는 높이 떠 1루 더그아웃 쪽으로 향했다.

그래도 1루수 강백호는 포기하지 않고 타구를 끝까지 따라갔다. 결국 더그아웃으로 넘어가는 타구를 몸을 날려 잡고 4회를 끝냈다.

1-0으로 앞선 6회에도 동료들의 도움을 받았다. 정수빈에 안타를 맞아 1사 1루에 놓인 데스파이네는 후속 박건우에도 강습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2루수 박경수가 타구를 낚아챘고, 재빨리 2루로 뿌려 선행주자 정수빈을 잡아냈다.

이어 호세 페르난데스에 볼넷으로 출루시킨 데스파이네는 2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조현우가 김재환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데스파이네의 실점도 올라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3차전 경기. KT 위즈가 3대 1로 두산에 승리했다. 데일리 MVP로 선정된 KT 데스파이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1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3차전 경기. KT 위즈가 3대 1로 두산에 승리했다. 데일리 MVP로 선정된 KT 데스파이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17. [email protected]


KT의 3차전 데일리 MVP는 데스파이네가 차지했다.

데스파이네는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단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내야수들이 완벽한 수비를 해주고 있어서 스트라이크 던지는 것만 생각했다. 뒤에서 알아서 잘 막아줘서 편하게 경기를 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내심 데스파이네가 같은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의 활약에 자극을 받길 기대했다.

데스파이네는 팀내 선발진의 최연장자로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했다. 그는 "쿠에바스 뿐 아니라 소형준도 잘 던졌다. 나도 내 역할을 충분히 해야했다"면서 "나머지 선수들도 본인 역할을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투수 중 제일 연장자인 나도 잘해야 했다"며 웃었다.

평소 마운드에서 다소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인 데스파이네는 이날 만큼은 침착한 투수로 신중하게 타자들을 상대해나갔다. 이 감독도 승리 후 데스파이네의 투구에 대해 "평소와 다르게 차분했다"고 평할 정도였다.

1년 전 아픔을 잊지 않은 결과다.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팀도 패했다. 결국 KT는 두산에 1승3패로 밀려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작년 포스트시즌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음 기회가 오면 보여줘야겠단 마음으로 작년부터 준비했다"는 데스파이네는 "기회가 왔고, 그래서 더 집중력을 가져가려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단 한 번의 위기에 냉정한 투수교체를 한 사령탑의 선택도 충분히 이해했다. 데스파이네는 "마음은 9회까지 던지고 싶었고, 컨디션도 좋았다. 하지만 감독님의 결정은 팀 승리를 위한 거였기 때문에 이해한다"며 미소지었다.

KT는 이제 단 1승만 거두며 창단 첫 통합우승의 역사를 쓴다.

데스파이네는 "우리 팀은 우승에 근접해있고, 충분히 우승할 자격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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