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말뫼의 눈물이 웃음으로"
 폐조선소의 패자부활전

"이번 프로젝트로 말뫼의 눈물이 아니라 통영의 웃음이 될거라 믿습니다.“ 경남 통영 폐조선소 재생사업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당선작으로 선정된 포스코에이앤씨 컨소시엄의 '통영 캠프 마레(CAMP MARE)' 관계자는 지난 20일 오후 통영 신아sb 폐조선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당선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포스코에이앤씨 컨소시엄에는 독일의 대표 자동차 체험도시인 볼프스부르크의 오토스타드, 뮌헨 BMW 미래연구혁신도시, 중국 하이난 해구 마스터플랜 등을 설계한 독일 최고의 건축사무소인 헨 게임베하(Henn GmbH)를 비롯해 총 8개사가 참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남도, 통영시와 손잡고 통영 폐조선소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동을 멈춘 신아sb 조선소를 방문한 기자는 이날 사업설명회에 참석, 사업개요와 당선작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말뫼의 눈물'은 스웨덴 말뫼시의 코쿰스조선소가 조선업이 쇠퇴하면서 지난 2002년 골리앗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넘기자 스웨덴 국영방송에서 장송곡을 내보내며 '말뫼가 울었다'고 보도한 사건이다. 통영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조선경기가 호황이던 10여년전에는 500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며 수주잔량 기준 세계 16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조선 경기 불황이 닥치면서 2014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주인을 찾으려고 3차례나 매각 공고를 냈으나 살려는 사람이 없자 결국 신아sb 조선소는 그 이듬해 파산했다. 이로인해 실직자 4000여명이 발생했으며 조선소 인근 지역상권은 침체되고 방치된 폐조선소는 지역의 흉물로 변했다. 이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창밖으로 폐조선소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쓸모가 없게 된 골리앗 크레인 1대와 배를 만들던 설비들이 쓸쓸하게 놓여 있었다. 지금은 보기만 해도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이곳. 하지만 LH는 앞으로 놀라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총 사업비 1조1000억원을 투입해 5년뒤 국제적인 관광·문화허브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 지난해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중 유일한 경제기반형인 '글로벌 통영 르네상스사업'은 통영의 공예와 예술 등 전통적인 12공방을 모티브로 하는 '12개 교육프로그램'을 단지내 배치해 통영과 경남 전체의 경제 재생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2개 교육 프로그램은 배 제작, 통영음악, 통영장인공방, 관광창업, 바다요리 등 통영만의 전통을 재탄생시킨 지역주민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인근 미륵산 녹지와 연계한 그린네트워크,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우는 통영 앞바다와 어우러지는 블루네트워크를 조성하고 기존 도크와 크레인을 보전해 통영 폐조선소를 추억하기 위한 랜드마크로 활용할 예정이다. 신아sb조선소 부지에 수변 문화복합시설, 기존 신아sb조선소 본관 건물을 활용한 창업지원센터 및 신산업 업무복합시설, 새로운 인구 유입이 가능한 수변휴양시설, 상업 및 관광숙박시설 등을 계획해 흉물이었던 폐조선소를 통영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오홍택 LH 국책사업기획처 차장은 "통영이 일자리 및 고용위기에 있다. 산업 생태계를 통영에서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으로 만든 것"이라며 "학생들은 여름이나 겨울방학을 이용해 수업을 듣고 지역주민들은 취업을 위해 수강한다. 이를통해 취업, 창업까지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영에 연간 600만명이 방문하는데 양을 늘리는 전략보다는 체류를 연장시키는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여행학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학교, 여행작가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한다든지 해서 통영이 갖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뽑을 수 있는 학교를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마스터플랜을 잡아나가는 과정에서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 차장은 "신아조선소 주변에 문화 및 관광요소가 많이 있다"며 "통영이 낳은 박경리, 김춘수, 윤이상은 물론 통영케이블카, 통영국제음악당 등 문화·예술요소를 묶어 통영 예술·관광 벨트를 만들어보자는게 저희 구상"이라고 말했다. 골리앗 크레인이 놓여 있는 곳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규모 광장을 조성한다. 그는 "LH가 처음에는 부지만 매입했었는데, 조선소 재생사업을 하면서 골리앗 크레인을 상징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1개를 재매입했다"며 "현재는 크레인이 멈춰 있지만 앞뒤옆으로 움직여 무거운 것을 들수 있다. 이런 특징을 활용해 스크린을 걸거나 천막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활용하는 등 이벤트가 열렸을때 크레인이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제안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사업은 개발계획 수립 등 내년에 시작된다. 이어 2020년 하반기 단지조성공사 착공, 2023년 단지조성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LH는 기존 조선소 본관 및 별관 건물을 활용, 실직자 등의 창업 및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가칭)통영 리스타트 플랫폼'과 인근 지역주민을 위한 도서관, 돌봄센터 등 지역주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주민 커뮤니티 플랫폼'은 연내 우선 착공하기로 했다. 조선업 쇠퇴로 눈물을 흘렸던 말뫼는 다시 좋은 선례를 남겼다. 도시재생계획을 통해 지난 2007년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는 등 친환경 생태도시로 재탄생했다. 말뫼는 또 인접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을 잇는 외레순 대교를 건설해 단일 경제권을 구축했다.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생활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보니 코펜하겐에서 일하는 덴마크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통영은 지금의 말뫼로 부활할 수 있을까. dazzling@newsis.com

많이 본 뉴스

지역 주요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