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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책팔고 돌아온 통일운동가 오인동 박사, 김정은 제1비서에도 책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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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10-22 09:23:22  |  수정 2016-12-28 08: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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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남북윈윈 ‘남북연합방’ 제안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가지고 간 책을 평양에서 모두 팔고 돌아왔습니다.”

 오인동 박사에 대한 수식어는 다양하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그는 인공고관절에 관한 세계적인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남한과 북한의 장점을 살린 통일조국 ‘연합방 Corea’를 세우자는 통일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남과 북을 잇따라 방문했다. 지난달 16일 LA를 떠나 18일부터 1주일간 평양에 체류하며 평양의대 병원에서 현지 의료진과 함께 수술을 집도하고 자신이 직접 고안한 인공고관절 기술을 전수했다. 25일 서울로 돌아온 그는 열흘 간 거의 매일 대학과 기관 등 강연을 다녔다. 같은달 28일엔 윤동주 민족상 수상의 영예를 안고 시상식에도 참석하는 기쁨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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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처음 재미한인의사회 학술교류 방문단으로 북에 다녀오면서 북녘의 열악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2009년 이후 6차례나 ‘수술 여행’을 떠났다. 갈 때마다 자신이 고안한 값비싼 인공고관절 기구 등을 건네주고 현재는 현지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오인동 박사는 20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방북 길에 서울에서 막 출간된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다트앤)을 스무권 들고가 남녘 돈 1만원짜리 책을 다 팔고 왔다. 그런데 돈은 ‘남북 연합방’ 한 뒤에 비싸게 쳐서 지불한다더라. 그 사람들 신용을 믿기로 했다”고 웃었다.

 그의 저서는 ‘특별한 사람’에게도 전달됐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이다. 오 박사는 “‘남.북. 해외 8000만 겨레의 꿈을 현실로. 오인동’이라고 서명해서 김정은 제1 비서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전에 출간한 역사서 ‘Corea, Korea’와 ‘평양에 두고 온  수술 가방’,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도 함께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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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박사는 지난 2010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에도 저서 3권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남북을 자유로이 오가는 해외동포의 서글픈 한시적 특권을 이용해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을 썼다. 이 어처구니 없는 분단 상태를 남북이 떨쳐내야 하고 또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현 지도자에게 선물한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은 어떤 내용일까. 오인동 박사의 특별했던 ‘평양 방문기’와 ‘통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번 저서에서 주장한 ‘남북연합방’은 어떤 제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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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의 당면한 민생경제를 통일과 연계한 것입니다. 북에 비해 경제적 풍요가 수십 배나 되는 남녘 사람들은 가난한 북을 도와가며 통일하려면 남도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어려워지기는커녕 남과 북은 더 잘 먹고, 더 잘 놀고, 더 마음 편하게 살게 될 것입니다. 남북 경제공동체를 시작하면 민족사상 유례없는 경제부흥을 이루게 되니까요. 6·15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남과 북의 현 체제와 정부를 유지한 채 “남의 연합제와 북의 낮은 단계 연방제”의 공통성에 맞게 ‘남북연합방 경제체제’를 제도화하자는 것입니다. 남의 자본, 북의 토지·자연자원, 남북의 기술·인력은 분단 이래 한 번도 바르게 써 보지 못한 우리 겨레의 기본자산입니다. 이 자산을 활용해 경제공동체 운영을 10년 정도하면 현재 남 국내총생산(GDP) 1조 달러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도 불변가로 2배 이상 현재 미국 이상이 됩니다. 남의 2%대 경제성장률은 10% 정도로 올라갈 수 있고 북의 성장률은 남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하여 남의 민생복지 문제가 향상되고 북의 인민생활은 급격히 풍요하게 됩니다. 그밖에 자본 조달 방식 사회간접시설 확충 군인력 활용 문제 재원 마련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한마디로 남북의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경제공동체를 제도화해서 평화를 이룬 상태에서 민족사상 유례가 없을 경제부흥을 이뤄야 할 최적의 때가 왔다고 역설했습니다. 분단된 우리 겨레는 북미 평화가 아니고 남북 평화체제를 먼저 이뤄내야 한다는 주장이기에 남과 북에 이견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지요. 그리고 그들도 그런 점에서 대찬성이라고 합니다. 조국이 나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지요.”  

 - 책을 007 작전하듯 받아가셨는데 평양에서 어떤 사람들에게 파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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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7일 새벽에 인천공항에 달려 온 출판사 대표가 건네 준 책 20권을 들고 평양으로 갔어요. 남녘 돈 1만원짜리 책을 다 팔았습니다. 그런데 돈은 ‘남북 연합방’ 한 뒤에 비싸게 쳐서 지불한대요. 그 사람들 신용을 믿기로 했어요. 어떤 사람들에게 팔았냐고요? 우선은 평양 가면 반갑게 맞아 주는 해외동포위원회, 민족과학기술협의회, 6·15 북측위원회 간부들에게 건넸어요. 그리고 전에 만났던 사회과학원 연구소 박사들, 민족통일 연구실 학자들에게 전하도록 했고 평양의대병원장과 부원장에게도 드렸어요. 이 책값은 수술 마치고 매번 진료실에 둘러 앉아 얻어 먹는 점심으로 대신 했어요. 책 값보다 훨씬 비싼 평양냉면과 내 좋아하는 오리고기 점심이지요.

 그리고 김정은 제1 비서와 지난해 나에게 만수대 의사당에서 명예의학박사 학위를 수여해 준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장 김용진 내각 부총리에게 ‘남. 북. 해외 8000만 겨레의 꿈을 현실로. 오인동, 2013.9.23, 평양’이라고 서명해서 증정했습니다. 나의 역사서 ‘Corea, Korea’, ‘평양에 두고 온 수술 가방’,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까지 4권의 책에 서명을 하고 전달을 부탁하고 왔습니다. 2010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책 3권을 전달한 적이 있어요.”

 - 책에 대한 반응은 어떠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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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호텔 면담실에 나온 학자는 제 책을 밤 새워 다 읽고 나왔다며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찬성이라 했습니다. 특히 ‘연합방’이라는 나의 창작 단어에 색다른 흥미를 느꼈다고 하더군요. 3부에 있는 ‘3대 세습의 왕조국?’ 글에 대해서는 내가 북녘 체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 다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럴 것이라고 답하며, 그래서 우리는 서로 더 대화하고 소통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 서로 동감했어요.

 그 뒤 제가 초대소에 묵을 때 찾아와 만난 6·15 북측위 간부 그리고 다른 부서 관료는 늘  그렇듯이 내 의견을 더 자세히 듣고 싶어 했습니다. 나는 또 과거에  만난 관료들에게도 언제나 그러했듯이 더 직설적으로 북녘이 보여 주는 여러 모습에 대해 쓴 소리도 많이 했고 내 책을 찬찬이 읽어주기 바란다며 그 뒤에는 북의 좀더 적극적인 남북관계  자세를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특히 자위력을 갖췄다고 자임하는 북녘이 더 자신을 가지고 당·정·군·민이 일심동체라는 그 역량으로 남녘에 대해 주기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 북한의 의료 수준, 시설 등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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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수준은 아직도 무척 열악합니다. 북은 핵과 우주과학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봐요. 그러나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살아나가는 최선의 방법이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방문길엔 인공고관절 치환수술 중 쌍극형 고관절기를 갖고 가서 여러 환자들에게 시술을 하고 관절기 자체 제작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나아가 지난 몇 년 동안 평양의학대학병원 정형외과 연구실  의사 선생들과 함께 노력해 온 결과로 인공고관절 및 무릎관절기 시제품을 자체제작해 오기 시작한 것이 큰 성과입니다. 아직 어려운 점이 많지만 북녘이 처한 여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체제라 인민들은 모두 무상의료 혜택을 받고 있지만 의료시설이나 자재 획득에 제한이 있는 것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그러기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외부로부터의 여러 의료 분야에서의 지원은 도움이 됩니다. 지난 5년 동안에 남북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각 분야의 해외동포 의료인들이 시간과 자신의 경비로 북녘 여러 지역 병원에 가서 돕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 마다 저는 더 겸허해 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름도 모르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인도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은 이런 동포애를 고마워 하지요. 북녘에서는 의료품이나 기재에 관한 한 “무엇이든, 어느 것이든,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게 도움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영어로 말하자면 ‘Anything, Everything and the More, the Better’ 인 셈입니다.”

 - 1년만에 평양을 가셨는데 요즘 분위기는 어떻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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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은 미친 듯이 매해 너무 놀랍게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롤러스케이트를 사는 물결이 일었는데 이번엔 택시들이 너무 많아 놀랐습니다. 몇 년 전에도 택시가 있었지만 금년에 더 크게 늘어난 모습이었고 특히 2~3가지 색깔로 택시라는 표시를 크게 한지라 더욱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무심결에 저 많은 택시를 누가 타고 다니냐는 질문을 했더니 인민들이 타지 누가 타냐고 하더군요.(웃음) 택시 이름들은  순 우리말로 됐는데 해외동포나 외부 방문객들은 특별히 택시를 이용할 기회가 없어서 요금이나 계산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통일교에서 설립해서 생산하던  평화자동차가 지난해인가 북녘에 완전 인계되어  국산차들이 주류를 이루고 중국산도 많이 들어 왔다고 합니다.”  

 - 평양의 외관도 많이 바뀌고 있나요?

 “10월에 완공 예정인 김일성대 교원아파트 등 새로 지은 현대 양식의 아파트를 많이 볼 수 있었어요. 만수대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는 서울 풍경과 비슷했구요. 인도를 따라 잔디를 심어 놓은 평양의 거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해맞이 식당은  지난해 창전거리의 휘황한 살림집 근처에 생긴 고급 식당인데 주차장도 어쩌면 이곳 미국식으로 닮아가고 있더군요. 원형 인민극장에서 남자 교통안전원의 사진을 촬영했는데 평양도 많이 바뀌고 있는만큼 안전원도 아마 얼마 안 있어 사라지기 쉬운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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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산가족과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등에 관한 이북 사람들의 속내를 들으셨는지요.

 “간단하게 들었어요. 그들의 얘기는 사태를 단순히 어느 한 면에서만 보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던 배경과 근본적인 문제들을 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나는 일상 일어나는 이런 사태에 일희일비할 것 없이 큰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지난 달에 2013 윤동주민족상을 수상하셨지요.

 “서울 도착에 앞서 ‘2013년 윤동주 민족상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한겨레통일문화상, 북녘의 명예의학박사 학위에 이은 또 하나의 벅찬 영예입니다. 윤동주 상 본상인 문학대상은 이정록 시인이 수상했고, 예술상은 엄정행 테너 그리고 제가 민족상을 받았습니다. 민족시인 윤동주의 곧고 맑은 지조와 겨레와 나라 사랑에 감동해온 지라 수상 소감에, “윤동주가 중학 시절을 보냈던 평양과 대학 시절을 살았던 서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해외동포의 서글픈 한시적 특권을 분단 소멸과 통일을 이루는데 힘을 보태라는 채찍”으로 생각하며 남북연합방을 위해 신명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윤동주가 남의 나라 일본 유학 시절, 창밖에 비가 속살거리는 한 밤에,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라고 읊었던 심경이 광복의 염원이었다면 우리들은 통일의 아침을 앞당기려는 노력을 하리라 다짐했습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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