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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딸 장기 팔겠다'…보이스피싱 사기 막은 경찰관

등록 2014.11.20 07:16:17수정 2016.12.28 13: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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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뉴시스】박혜미 기자 = "막내딸을 잃고 싶지 않으면 3000만원을 보내라"

 인면수심의 보이스 피싱 사기꾼에 속아 거액을 송금할 뻔하던 70대 할머니가 현직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 화제다.

 장모(75·여)할머니가 딸을 데리고 있다는 한 남자의 협박 전화를 받은 건 지난 18일 오전. 이 남자는 "막내딸을 납치 감금하고 있다"며 할머니를 속인 뒤 "현금 300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막내딸의 장기를 매매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할머니를 상대로 인근 농협으로 이동해 송금하도록 협박하는 한편, 경찰에 신고하거나 지인과 통화를 하지 못하도록 계속 전화를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극심한 두려움 속에 농협으로 가는 길에 인천에 살고 있는 둘째 딸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와 통화를 끝낸 딸은 즉시 인천지방경찰청으로 신고했다.

 인천청은 오전 11시께 원주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고, 흥업지구대 박문수 경사는 1분만에 농협에 도착해 곧바로 장 할머니의 통장계좌와 ATM 거래를 모두 정지시켰다. 또 때마침 도착한 할머니를 만나 상황을 설명했다.

【광주=뉴시스】안현주 기자 = 전남체신청은 올들어 보이스피싱을 예방한 사례가 22건, 예방금액은 7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전남체신청이 밝힌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요령. (사진=전남체신청 제공) <관련기사 있음>  ahj@newsis.com

 박 경사는 하지만 할머니가 계속해서 극심한 공포와 불안상태를 보이자 원주기독병원으로 이송해 안정을 취하도록 조치했다.

 할머니의 둘째 딸은 "어머니가 고령인데다 너무 당황해서 나를 아들이라고 착각하는 정도라서 놀라고 걱정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며 "경찰관이 자신의 일처럼 신속하게 처리를 해주어 너무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선 지난 8월에는 정선군 고한에서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 전화가 이틀 연속 걸려와 70대 할아버지와 80대 할머니가 각각 500만원, 950만원씩을 송금하려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가까스로 피해를 막기도 했다.  

 박문수 경사는 "장기매매라는 과격한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심어주는 방식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수상한 전화를 받는 즉시 112에 신고해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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