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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선거]비리 의혹에도 블래터는 왜 굳건할까

등록 2015.05.30 03:03:52수정 2016.12.28 15: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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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president Sepp Blatter is greeted after his re-election during the 65th FIFA Congress held at the Hallenstadion in Zurich, Switzerland, Friday, May 29, 2015. Blatter has been re-elected as FIFA president for a fifth term, chosen to lead world soccer despite separate U.S. and Swiss criminal investigations into corruption. The 209 FIFA member federations gave the 79-year-old Blatter another four-year term on Friday after Prince Ali bin al-Hussein of Jordan conceded defeat after losing 133-73 in the first round. (Walter Bieri/Keystone via AP)

뇌물 스캔들에도 지지층 굳건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제프 블래터(79·스위스) 회장의 아성은 이번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며칠 사이 세계 축구계를 뒤흔든 의혹들에도 블래터 회장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블래터 회장은 3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FIFA 본부에서 열린 총회의 회장 선거에서 총 209표 중 133표를 얻어 73표에 그친 알리 빈 알 후세인(40·요르단)을 제쳤다. 3개국은 기권했다.

 1차 투표에서는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당선된다는 FIFA 선거 규정을 충족시키진 못했지만 후세인이 2차 투표에 앞서 레이스를 포기한 덕분에 5선을 확정했다.    

 1998년 처음 FIFA 수장직에 오른 블래터 회장은 이번 당선으로 2019년까지 총 21년 간 FIFA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앞선 4차례 선거들과 마찬가지로 블래터의 지지파와 반대파의 대결로 압축됐다. 블래터 몰아내기에 나선 세력들은 후세인으로의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어느 때보다 높은 결집력을 보였다.

 선거 이틀 전인 지난 27일에는 스위스 연방 경찰이 FIFA 현 부회장 2명이 포함된 7명의 임원들을 긴급 체포하는 초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이들은 그동안 1억 달러(약 1105억원) 규모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회장을 보좌하는 현직 임원들의 부정행위로 이번만큼은 블래터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관측들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4년 전과 동일했다. 블래터 회장은 생각보다 훨씬 막강했다.

 블래터 회장이 변함없는 지지를 이끌어 낸 배경에는 부패와는 별개로 그동안 보여준 성과들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블래터 회장이 17년간 FIFA 수장직을 수행하며 살림을 살찌운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막대한 중계권료를 벌어들였고 이를 대륙별 축구연맹과 각국 축구협회에 나눠주며 축구계 발전에 기여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국제 축구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블래터는 회장을 4번이나 한 사람이다. 이는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비리는 비리이고 능력은 능력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게다가 이번에는 상대 후보가 너무 약한 측면도 있었다"고 세계 축구계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블래터 회장의 지지 기반은 전 세계에 고루 분포돼 있다. 가장 많은 54장의 표를 보유한 아프리카축구연맹(CAF)과 35장을 가진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이 블래터와 쌓아온 신뢰는 무척 두텁다. 46개국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도 블래터가 대세다.

 축구 약소국일수록 블래터 회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더욱 크다. 약소국에 FIFA가 자금을 지원하는 '골 프로젝트'는 이들이 블래터 카드를 내려놓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이들에게는 FIFA의 불투명한 운영보다는 자신들이 얼마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약소국이라도 회장 선거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 주요 국가들과 같은 1표를 행사한다. 블래터가 UEFA와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5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약소국들의 도움이 컸다고 볼 수 있다.

 FIFA 비리에 조금이라도 연관된 국가들에서 블래터의 낙마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 관계자는 "비리가 터져 오히려 지지층의 결집이 쉬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아무래도 전 정권을 타깃으로 두지 않겠느냐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국가들이 블래터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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