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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얼음 한 조각에 매달려 정체성 찾는 소년과 소녀

등록 2016.08.24 16:13:44수정 2016.12.28 17: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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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오렌지 북극곰'

【서울=뉴시스】연극 '오렌지 북극곰'

국립극단 '오렌지 북극곰' 9월 1일 개막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립극단이 한국과 영국 청소년극 프로젝트의 하나로 제작한 연극 '오렌지 북극곰'(Orange Polar Bear) 9월1일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개막한다.

 국립극단이 2014년 2월부터 8월까지 한국 작가 고순덕과 영국 작가 에반 플레이시, 그리고 한국과 영국의 청소년들과 함께 양국을 오가며 진행한 희곡개발 공동워크숍이 토대다.  

 15세 '소년'과 '지영'이 주인공이다. 영국에 사는 소년은 이민자의 아들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에 사는 지영은 엄마 없이 맞이하는 신체의 변화가 낯설고 두렵다.

 확실한 것 하나 없는 청소년기, 불안한 현실에 대한 치열하고 통렬한 고백들로 가득 찬 두 주인공의 대사는 워크숍과 쇼케이스에 참여한 양국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했다.

 얼음 한 조각에 매달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의 여정을 끊임없이 교차시킨다. 영국의 소년과 한국의 지영은 극 중에서 서로 만나지는 않지만, 한 무대 위에 마치 거울상처럼 서로를 비춘다.

 한국과 영국의 두 작가는 독백에 청소년들의 심리를 담아냈다. 소년의 독백은 줄곧 3인칭으로 진행되나 자신을 찾아가는 일련의 여정 끝에 '윌리엄'이라는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인다. 막판에는 스스로를 1인칭으로 표현하게 된다.

 고순덕 작가는 "자신 앞에 있는 카오스 같은 현실을 피하지 않고, 마주설 수 있는 힘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출도 작가처럼 두 명이다. 영국 어린이청소년극 현장을 30여 년간 지켜온 연출가 피터 윈 윌슨과 '비행소년 KW4839'으로 새로운 형식의 청소년극을 선보인 차세대 아티스트 여신동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윌슨은 텍스트 속에서 캐릭터의 본질을 꿰뚫어내는데 일가견이 있고 여신동은 공간을 새로운 미장센으로 해석하는데 일품이다.  

 무대미술가인 여신동이 디자인한 무대는 하얀 큐브들을 사용해 빙하 조각들을 형상화했다. 마치 떨어져나간 빙하 조각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북극곰을 상징한다.

 영화 '부산행' '곡성'의 작곡을 맡은 '어어부 프로젝트'의 장영규가 음악을 맡아 10대의 감성을 동시대적으로 풀어냈다. 소년 역에 '죽고 싶지 않아' '렛미인'의 안승균, 지영 역에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인 김민주가 캐스팅됐다.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 80%을 기록한 '고등어', '죽고 싶지 않아'에 이어 국립극단이 올해 선보이는 세 번째 청소년극이다. 2014년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에서 시작된 장기 프로젝트다. 11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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