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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재훈의 더블 데이트]'오렌지 북극곰' 여신동·윌슨 연출

등록 2016.08.31 19:32:28수정 2016.12.28 17: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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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렌지 북극곰' 기자간담회 및 프레스콜에서 공동연출가 여신동이 인사말하고 있다.  한국-영국 합작 프로젝트 '오렌지 북극곰'은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다룬 연극이며 다음달 1일부터 11일 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16.08.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렌지 북극곰' 기자간담회 및 프레스콜에서 공동연출가 여신동이 인사말하고 있다.  한국-영국 합작 프로젝트 '오렌지 북극곰'은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다룬 연극이며 다음달 1일부터 11일 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16.08.31.  [email protected]

韓-英 청소년극 프로젝트로 협업 소년·소녀 정체성 혼란 심리 생생 흰 큐브 '얼음 조각' 무대 감각적 국립극단서 9월1~11일까지 공연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마치 떠도는 빙하 조각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북극곰이 빙하 위에서 떠도는 것 처럼요. 그런 떠도는 모습이 불안해 보이지만 오렌지색을 떨어뜨려주면 따듯한 느낌이 날 것 같았어요.”  

 여신동 연출이 연극 ‘오렌지 북극곰’(Orange Polar Bear)으로 제목을 지은 이유다. 9월 1일부터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다.  

 국립극단이 한국과 영국 청소년극 프로젝트로 협업한 작품으로 제작 기간만 약 2년 6개월이 걸린 작품이다.  2014년 2월부터 8월까지 한국 작가 고순덕과 영국 작가 에반 플레이시, 그리고 한국과 영국의 청소년들과 함께 양국을 오가며 진행한 희곡개발 공동워크숍이 토대가 됐다.

 15세 ‘소년’과 ‘지영’이 주인공이다. 영국에 사는 소년은 이민자의 아들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에 사는 지영은 엄마 없이 맞이하는 신체의 변화가 낯설고 두렵다.

 얼음 한 조각에 매달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의 여정을 끊임없이 교차시킨다. 영국의 소년과 한국의 지영은 극 중에서 서로 만나지는 않지만, 한 무대 위에 마치 거울상처럼 서로를 비춘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렌지 북극곰' 기자간담회 및 프레스콜에서 연출가 피터 윈 윌슨이 인사말하고 있다.  한국-영국 합작 프로젝트 '오렌지 북극곰'은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다룬 연극이며 다음달 1일부터 11일 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16.08.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렌지 북극곰' 기자간담회 및 프레스콜에서 연출가 피터 윈 윌슨이 인사말하고 있다.  한국-영국 합작 프로젝트 '오렌지 북극곰'은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다룬 연극이며 다음달 1일부터 11일 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16.08.31.  [email protected]

 “대본에 북극곰이라는 심벌이 계속 나오거든요. 청소년들이 마냥 버려지고 소외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가능성과 미래가 있다고 느껴졌으면 했어요.”  

 무대 미술가이기도한 여신동은 앞서 청소년극 ‘비행소년 KW4839’과 연극 ‘사보이 사우나’의 구성과 연출을 맡았지만 텍스트 기반의 연출은 ‘오렌지 북극곰'이 처음이다.  

 특히 영국 연출가 피터 윈 윌슨과 공동 연출로 작업은 더욱 낯설었다. "사실 처음에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배에 선장이 두 명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 워크(co work, 협업)가 되지 않으면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죠.”  

 결론은 서로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무대 미술과 공간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여 연출이 캐릭터들 살 수 있는 집이랑 위치를 정해주고 공기를 만들었다.

 윌슨은 그 안에서 배우들이 어떻게 살 수 있을 지를 고민했다.

 영국 어린이청소년극 현장을 30여 년간 지켜온 연출가 윌슨은 “만 15세 영국 청소년들이 한국 청소년들를 만나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하고 직접 만나 교류한 것이 중요했다”고 짚었다.

 청소년을 과소평가하고 가르치려는 작품이 많다고 지적한 그는 “청소년들에게 질문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며 ‘오렌지 북극곰’이 그러한 결과를 냈으면 한다고 바랐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렌지 북극곰' 기자간담회 및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한국-영국 합작 프로젝트 '오렌지 북극곰'은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다룬 연극이며 다음달 1일부터 11일 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16.08.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렌지 북극곰' 기자간담회 및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한국-영국 합작 프로젝트 '오렌지 북극곰'은 청소년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다룬 연극이며 다음달 1일부터 11일 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16.08.31.  [email protected]

 확실한 것 하나 없는 청소년기, 무대는 불안한 현실에 대한 치열하고 통렬한 고백들로 가득 찼다. 두 주인공의 대사는 워크숍과 쇼케이스에 참여한 양국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했다.

 ‘오렌지 북극곰’은 사회적인 맥락으로도 의미가 있다. 영국 소년은 사회적 통합이 안 되는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소외된 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국의 지영은 이혼한 부모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든 할머니 밑에서 자랐고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 때문에 열등감고 가지고 있다. 나라는 다르지만 숨어 있는 사회적 의미를 찾아가는 작업이다.

 윌슨 연출은 "양국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토대로 한 만큼 리얼리즘을 넘어 청소년들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냈다"며 "문제에  직면해 있는 두 주인공을 통해,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점, 모두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여신동 연출은 “소년과 지영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이미 어른들은 지나온 시간이지만 여전히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어른들도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매  장면 새로운  미장센을 펼쳐내 주목받고 있는 여신동  연출은 이번 무대도 단순하지만 의미심장한 미니멀리즘으로 풀어냈다.  하얀  큐브들을  사용해  빙하 조각들을  형상화한 무대는 청소년의  미묘한  감각과  심리를 보여준다.

 '오렌지 북극곰'은 ‘고등어’ ‘죽고 싶지 않아’에 이은 국립극단의 올해 세 번째 청소년극이다. 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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