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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문둥병' 걸린 영국 다람쥐…전염 '패닉' 확산되나

등록 2016.11.12 10:32:56수정 2016.12.28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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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국 곳곳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붉은다람쥐들이 문둥병이나 나병 등으로 불렸던 한센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 지오그래프) 2016.11.11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영국 붉은다람쥐(Red Squirrel) 대부분이 문둥병에 걸려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서식지역 인근에 생활하는 주민들이 전염 공포에 떨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곳곳에서 서식하는 붉은다람쥐들의 DNA를 검사한 결과 문둥병이나 나병 등으로 불렸던 한센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센병은 일종의 미코박테리아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다. 중세시대까지만 해도 '신의 저주'라고 불릴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오늘날 간단한 항생제 투입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최근 외래유입종 때문에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붉은다람쥐들의 보호구역인 영국 남서부 도싯 인근 브라운시아일랜드에 서식하고 있는 250마리 가운데 25마리(10%)를 검사한 결과 모두가 한센병 박테리아에 감염돼 있었다.

 브라운시아일랜드 붉은다람쥐가 걸린 한센병 균주는 인근 도시인 윈체스터에서 730년 전 중세시대에 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인들의 시신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다.

 브라운시아일랜드 외에도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아일오브와이트 등에서 서식하는 붉은다람쥐에서도 멕시코와 카리브 지역에서 창궐했던 한센병 박테리아와 매우 유사한 균주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붉은다람쥐가 걸린 한센병이 사람들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안심시키면서도 주민들에게 가급적 다람쥐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한센병은 통념과 달리 그리 전염성이 강한 병이 아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들은 다람쥐 한센병에 대한 면역이 있다.

  스위스 로잔공대(EPFL)의 안드레이 벤작 교수는 "크게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붉은다람쥐가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전염성도 매우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붉은다람쥐를 사냥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패닉 상태의 주민들이 이들을 사냥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에든버러 수의대학의 안나 메레디스 교수는 "붉은다람쥐가 한센병에 걸렸다는 소식인 전염 우려보다 이미 멸종위기인 개체가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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