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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EU 강화 행보…"反덤핑대책·외자통제 강화"

등록 2017.05.12 1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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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가 8일(현지시간) 베를린에 있는 기독교민주당(CDU) 당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다니엘 귄터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회 선거의 기독민주당 대표 후보에게 꽃다발을 주고 있다. 그는 이날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당선된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2017.05.09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가 8일(현지시간) 베를린에 있는 기독교민주당(CDU) 당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다니엘 귄터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회 선거의 기독민주당 대표 후보에게 꽃다발을 주고 있다. 그는 이날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당선된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2017.05.09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친 유럽연합(EU) 입장을 표방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EU의 정치적 결속과 경제적 통합을 강화하는 행보를 시작했다.

  오는 14일 엘리제 궁에 입성하는 마크롱 당선인은 다음 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동한다. EU의 핵심 축인 프랑스와 독일 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마크롱 당선인이 메르켈 총리와의 회동에서 EU의 반 덤핑 조치 강화와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통제 등 EU의 경제적 결속을 높이기 위한 제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마크롱 당선인이 친 EU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EU 회의론자들과 세계화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의 분노를 풀어주는 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극우주의자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를 결선 투표까지 진출시킨 반 EU 및 반 세계화 정서를 다독이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프랑스 유권자들은 극우성향의 르펜이 아닌 중도성향의 마크롱 당선인을 선택했다. EU 지도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흔들리던 유럽대륙을 다시 결속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본 것이다.

 마크롱 당선인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부를 옹호하고 있다.  그는 유로존 단일의회를 창설해 공동 예산을 집행하고, 경제 위기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제안을 해 왔다. 마크롱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두 차례나 베를린을 방문해 메르켈을 만났다. EU의 핵심 축인 프랑스와 독일 간 유대의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였다.

 마크롱 당선인은 지난 1월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연설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단일통화 연합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유로화는 10년 이내에 사라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자신의 당선을 확인한 마크롱 당선인은 EU 공식 국가인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무대 위에 등장하기도 했다.

 마크롱 당선인은 그러나 EU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마크롱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단호하게 친 EU 입장을 견지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상황(status quo)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건 아니다. 만일 EU 지지자들이 현재의 EU를 바꾸지 않는다면 더 이상 신뢰를 얻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당선인의 경제 보좌관인 장 피사니-페리는 지난 11일 브뤼셀에서 마크롱 당선인이 프랑스 대선 과정에서 표출된 유권자들의 “공포(fear)”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사니-페리 보좌관은 “마크롱은 단지 행복한 프랑스 사람들만 상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U 개혁을 위한 마크롱 당선인의 최우선 정책들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정책을 모델로 한 “바이 유럽 법안(Buy European Act)” 이다. 비 EU 기업들이 EU 회원국들의 공공조달 계약에 접근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 이 법안의 핵심이다.

 마크롱 당선인은 단일통화를 이용한 유로존 공동 예산을 통해 경제적 충격에 대응을 하고, 취약한 회원국들의 경제에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의 한 보좌관은 “유로존은 그동안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어 왔다. 그러나 경제적 수렴을 강화하는 수단들은 그리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자신은 마크롱 당선인의 유로존 의회 창설 구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주요 정당인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 모두 오는 9월 선거를 앞두고 EU 결속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이 유로존 강화에 표를 던지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마크롱 당선인은 유로존 의회 창설 문제는 오는 9월 실시되는 독일 총선 전에는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동시장 개혁과 예산안 편성 등 프랑스 국내 문제에 집중을 할 예정이다.

 마크롱 당선은 독일을 겨냥한  정치인들의 거친 말들을 대중 영합적인 발언이라고 비난하고는 했다. 유럽의회 의원이자 마크롱 당선인의 보좌관인 실비에 굴라드(Sylvie Goulard)는 “오랜 만에 처음으로 우리는 독일을 상대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하지 않는 프랑스 대통령을 가지게 됐다. 우리는 (프랑스와 독일이) 한 팀으로 움직이기를 원하는 대통령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당선인은 또한 프랑스와 독일 간 군사협력 확대를 원하고 있다. 마크롱은 그동안 “유럽은 국방과 테러리즘 대응, 이민, 무역 등 문제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미국 및 중국과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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