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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일자리 나누기로 청년채용 확대 ···금융권 모범선례 될까

등록 2017.07.13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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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 오른쪽)과 박필준 노동조합위원장이 12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 공동 선언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제공)

【서울=뉴시스】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 오른쪽)과 박필준 노동조합위원장이 12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 공동 선언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제공)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우리은행이 '일자리 나누기'(잡쉐어링)를 통해 청년 고용은 늘리고, 비정규직은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금융권에 모범적인 선례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사는 전날 이러한 내용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동선언'을 체결했다.

노사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채용인원을 600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청년 고용은 희망퇴직 인원에 비례해 늘리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희망퇴직자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숫자만큼 신입행원 채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 정부의 청년층 일자리 정책에 부응하는 동시에 고연봉 간부층이 지나치게 많아져 생긴 고비용 구조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은행의 일자리 창출이 주목 받는 것은 임직원의 임금삭감이나 고용단절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신규 채용을 늘렸다는 데 있다.

노사합의로 특별퇴직금 수준을 높여 희망퇴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으로 희망퇴직자의 재취업 기회도 보장하기로 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견줘 퇴직금이 낮은 수준이어서 임금피크제 대상자(만 55세 이상)가 주로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우리은행은 희망퇴직에 따른 특별퇴직금이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빼곤 19개월치 월급여 수준이었는데 노사 합의를 통해 일반직군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해도 다른 시중은행과 같이 최대 36개월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잡쉐어링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한다"며 "고통분담을 통해 임금피크제 대상자 등 희망퇴직자의 재취업은 보장하고 신규채용은 늘리는 것이어서 상생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의 효과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몇 년간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출생)의 대거 은퇴로 신입 채용 여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은행권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인력 창출이 가능해진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영업점 축소 및 통폐합으로 인력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몇 년간 명예퇴직자와 희망퇴직자 등 나간 사람도 계속 늘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자연 감소분이 있어 당분간 신규 채용을 늘리는 것이 큰 과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은행권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며 "은행들도 인터넷은행 등의 영향으로 정보기술(IT) 디지털과 글로벌 분야를 강화하고 있어 이공계 출신들의 비중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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