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혈서 날조' 정미홍, 명예훼손 1심 벌금 30만원

"명예훼손글 무분별하게 옮겨 대중에 전달"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연구소) 비방글을 인터넷상에 퍼날라 연구소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KBS 아나운서 정미홍(58)씨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성보기 부장판사는 31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성 부장판사는 "연구소가 허위 근거로 박정희 전 대통령 혈서설을 주장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정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첨부한 글은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씨는 전직 아나운서로 대중의 영향력이 큰 사람"이라며 "명예훼손글을 무분별하게 인터넷에 옮겨 전파한 데 대해 높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씨가 직접 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라 링크된 글을 읽어보라는 식으로 글을 옮겨 전달한 것"이라며 "링크를 클릭하지 않는 이상 글을 보기도 어려워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2013년 2월 연구소를 '조작의 마술사'라고 표현한 게시물을 자신의 SNS 트위터 계정상에 옮겨 전달해 연구소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게시글에는 '민족문제연구소는 거의 모든 구성원이 극도의 종북이거나 간첩 활동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 - 들통난 민족문제연구소의 혈서 기사 조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연구소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 3월31일자 만주신문 등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이 만주국 군관학교에 지원해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썼다고 2009년 밝혔다.

 연구소는 정씨를 고소했으나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불복해 항고했다.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고, 법원은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검찰에 기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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