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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푸틴 대통령, 대북 원유공급 중단 놓고 이견 노출

등록 2017.09.06 18: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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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공동언론발표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09.06.  photo1006@newsis.com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공동언론발표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09.06. [email protected]

文대통령 "대북 원유공급 중단 불가피"…푸틴 "민간 피해 우려"
푸틴, 러시아 협조 요청하는 文 외면…천장만 멀뚱멀뚱
文, 제재·압박 안된다는 푸틴 말에 '순간 얼음'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입장 차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4분부터 4시17분까지 이어진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오찬회담에서 줄기차게 강도높은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대화를 기반으로 한 북핵 문제의 단계적 해법을 담은 한반도 안정 로드맵만을 강조하며 대북제재 요구를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러시아가 제안한 근본적인 로드맵을 북한이 진지하게 검토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도발이 멈춰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을 멈출 수 있는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인 만큼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도록 두 지도자가 강력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을 대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안보리 제재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며 "이번에는 적어도 북에 대한 원유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부득이한 만큼 러시아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북한은 아무리 압박을 해도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일을 중심으로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의 내용을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넣기 위한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북한에 1년에 4만t 정도의 아주 적은 미미한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며 "우리도 북한의 핵개발을 반대하고 규탄하고 있다. 다만 원유중단이 북한의 병원 등 민간에 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현 상황에서는 (북한에 대한) 그 어떤 제재도 소용없고 비효율적"이라며 대북제재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만큼 문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에서도 이견을 좁히는 것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주변의 우려가 회담장에서 고스란히 녹아져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하자, 북한이 6자회담에 응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북한이 아무리 핵 개발을 해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다면 체재 보장이나 북한 주민들의 행복을 바라는 건 매우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러가 같은 입장에 있다고 본다"며 "북한을 어떻게 대화의 장으로 끌고 올지에 대해 저도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했다.

 이러한 냉랭한 분위기는 공동언론발표 도중에도 묻어나왔다. 두 정상의 표정에서 회담의 성과가 좋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푸틴 대통령이 언론발표문을 통해 "북핵 문제는 제재와 압박으로만 해결할 수 없고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자 귀기울여 듣던 문 대통령의 표정도 순간 굳어졌다.

 거꾸로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발표 때 대북원유 공급 중단에 러시아 협조를 요청하자 못들은 척 멀뚱멀뚱 천장을 바라봤다.

 이와관련 윤 수석은 "오늘 자리는 협상의 장이 아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본인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고, 푸틴 대통령도 나름의 본인 의견을 말씀하신 것으로 보면 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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