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신고리 공사재개 권고 이후 현장…'안도'와 '기대'에 웃음꽃

등록 2017.10.23 09:34:1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가 확정된 20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공사현장 저 너머에 뭉개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2017.10.2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가 확정된 20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공사현장 저 너머에 뭉개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2017.10.20.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박일호 기자 = "3개월간 걱정만 가득했는데 이제는 좀 웃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밝아졌습니다"

 23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된 때와는 달리 한층 밝아진 목소리로 취재진을 맞았다.

 이날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현장인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은 신고리 공론화위원회의 공사재개 권고에 이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속한 공사 재개" 발표 이후 첫 월요일을 맞았다.

 공사 현장과 주변 지역은 공사 중단 이후 모습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적막했지만, 근로자들과 현장 일대 주민들의 얼굴에는 안도와 기대가 섞여있는 표정으로 가득했다.

 이날 공사 현장에 출근한 900~1000여명의 근로자들은 강풍 속에서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공사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섰다.

 공사가 일시 중단된 지난 7월부터 근로자들은 비 예보에 따른 배수로 정비와 자재 관리 등 현장 유지를 위한 작업만 진행했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발표에 맞춰 우선 그동안 부식과 침수 방지를 위해 설치한 보호 시설 등을 철거하고 멈춰있던 대형 중장비들의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공사 일시 중단 발표 시점인 지난 6월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종합공정율은 28.8%, 시공률은 10.4%였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과 계약을 맺은 업체는 760여곳으로, 투입된 인력은 2만9000여명이다.

 한수원은 공론화 기간 동안 진행된 현장 유지관리 비용, 공사 지연으로 발생한 이자, 인건비 등 손실보상액이 총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을 비롯한 시공사, 협력업체 등은 공사 재개 전까지 공사 중단과 동시에 떠났던 현장 인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본격적인 공사는 이르면 다음 달 중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공사 관계자는 "공론화 기간 동안 의욕을 잃었던 근로자들의 얼굴에서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며 "추후 일정은 정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발주처와 협의한 뒤,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20일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가 확정되자 울산시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 직원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17.10.21.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20일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가 확정되자 울산시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 직원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17.10.21.  [email protected].


 원전 공사 재개 발표는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에게도 기쁜 소식으로 다가왔다.

 새울원자력 본부로 들어가는 교차로에서 천막을 치고 현수막을 내건 채, 수 개월간 진행됐던 서생지역 주민들의 집회는 없었다.

 집회 당시 확성기에서 울려 퍼지던 '건설 중단 반대', '졸속 탈원전 정책 폐기하라' 등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고요함이 흘렀다.

 현장 주변에서 음식점과 숙소, 도시락 업체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개했다.

 업주들은 공사 중단 기간 동안 급격한 매출 하락으로 언제 문을 닫아야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시달려 밤잠을 설쳐 왔다.

 하지만 이들도 마찬가지로 공론화 기간 동안 사업장에 쌓였던 먼지를 털어내는 등 손님 맞을 준비에 돌입했다.

 인근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47·여)씨는 "공사 중단 기간 터무니 없는 수익으로 일하던 직원들을 내보내기도 했다"며 "공사 재개 소식이 너무 반갑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주민은 "공사 중단으로 지역을 모두 떠나 남은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남을지 걱정하며 마음을 졸였다"며 "이제는 한시름 놓아 발 뻗고 잘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여온 주민들은 "이제는 조속한 공사재개가 이뤄져야 할 때"라며 입을 모았다.

 서생주민협의회 이상대(62) 회장은 "주민들이 안전성을 믿고 자율 유치한 신고리 5·6호기는 애초부터 계속 건설돼야 하는 게 맞다"며 "하루 빨리 보상 문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인 공사 재개에 돌입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정부는 오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공론화위의 권고안을 의결하고,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