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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메르켈, 연정 결렬로 다시 시험대…재선거시 4연임 실패할 수도

등록 2017.11.20 11: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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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연립정부 구성 현황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11.20.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연립정부 구성 현황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11.2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지난 9월 독일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메르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연정 협상 실패 소식이 전해진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깊은 반성이 필요한 날"이라며 "이 나라가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켈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9월 총선 이후 자유민주당, 녹색당 등과 함께 연정 구성을 논의했다. 이들은 세 당의 상징 색을 혼합하면 자메이카 국기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자메이카 연정'이라고 불렸다.

 세 당은 총선 뒤 8주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민, 세금, 환경, 연금 등의 정책을 놓고 합의에 실패했다. 자민당의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는 다른 정당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19일 발표했다.

 자메이카 연정이 결렬되면서 메르켈 총리의 고민도 깊어졌다. 그는 일단 20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만나 연정 협상 추이를 보고하고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지 논의할 예정이다.

 메르켈의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CDU-CSU는 자민당 또는 녹색당 중 한 곳과 함께 소수 정부를 출범할 수 있다. 다만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에선 소수정부가 탄생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지난 정부에서 연정을 이룬 사회민주당(SPD)에 다시 손을 내밀 가능성도 제기된다. CDU-CSU는 이전까진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과 '대연정'을 꾸렸다. SPD는 9월 총선에서 패배한 뒤 연정 재참여를 배제한 상태다.

 메르켈 총리가 자메이카 협상 결렬 직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면담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일각에선 재선거가 치러질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슈타인마이어는 대통령으로서 재선거 소집 권한을 보유한다.

 선거를 다시 치를 경우 일정은 내년으로 잡힐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인 데다 최악의 경우 CDU-CSU가 제1당 차지에 실패해 4연임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메르켈의 집권 연합은 9월 총선에서 1949년 이래 최악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메르켈의 난민 포용 정책을 앞장서 비판해 온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득표율 3위(12.6%로) 연방 의회에 첫 입성해 충격을 줬다.

 만에하나 재선거로 메르켈 총리의 4연임이 취소되면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큰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은 지난 12년간 장기집권하며 난민 대량 유입, 유로존 경제 위기 등을 앞장서 해결하며 유럽연합(EU)의 1인자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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