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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황병서 처벌' 권력층 갈등 표출? 길들이기?

등록 2017.11.20 17: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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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전원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2017.10.08. (출처 = 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전원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2017.10.08. (출처 = 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국가정보원이 20일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일종의 불경죄로 처벌받았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특히 최근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지위 격상 정황과 맞물리면서 권력층 내부 갈등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과의 간담회에서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주도 하에 지도부가 당에 대한 불손한 태도를 문제 삼아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또한 국정원은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제1부국장이 처벌받았다는 첩보를 갖고 있으며, 총정치국 소속 정치장교들도 줄줄이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전언이다.

 황병서와 최룡해의 갈등설은 올해 초부터 정보당국 일각에서 제기됐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3월 '북한 핵심권력층 갈등 징후'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통해 갈등설을 제기했다.

 당시 연구원은 최룡해가 2015년 11월에 '혁명화' 처벌을 받고 2개월가량 지방에 내려갔다가 복권된 이후 '몸조심'을 하고는 있으나 황병서로 인해 자신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고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복수의 방법으로 김정은이 황병서의 충성심을 의심하게 만들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원홍이 올 초 국가보위상에서 해임될 때도 최룡해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권력 지형 변화를 유추할 수 있는 사례는 또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10월8일에 있었던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추대 중앙경축대회 보도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4명의 중에 황병서의 이름을 맨 마지막에 호명했다. 이전까지 황병서의 이름은 김영남 다음으로 호명됐으나, 뒤로 밀려난 것이다. 북한에서는 통상적으로 서열에 따라 이름을 호명한다. 이전까지 최룡해의 이름은 황병서 뒤에 호명됐다.

 다만 황병서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황병서는 지난달 7일(8일 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동행했다. 당시 사진을 보면 황병서는 김정은 위원장 바로 옆에 서 있다. 또한 지난달 13일 만경대혁명학원 70돌 기념보고대회 보도에서도 황병서의 이름이 나왔다. 당시 보도는 황병서를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총정치국장"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북한 내 권력의 척도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김정은 공개활동 수행 횟수를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황병서가 31회로 가장 많았다. 최룡해는 16회였다.

 이날 국정원의 표현대로 황병서가 처벌을 받았다면 최근 1달 사이에 그의 신변에 변화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다만 직책을 유지하면서 호명 서열을 낮추는 정도의 처벌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2인자'를 용인하지 않는 독재 체제의 특성상 김정은이 황병서를 길들이기 위한 차원에서 일련의 조치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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