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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기둥' 메르켈, 연임 빨간불에 EU도 노심초사

등록 2017.11.21 11:47:46수정 2017.11.21 15: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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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재총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7.11.21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재총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7.11.2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유럽연합(EU)의 기둥 역할을 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4연임에 다시 빨간불이 켜지면서 유럽국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RT)는 20일(현지시간)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선 연립정부 협상 결렬로 인한 독일 정부의 권력 공백으로 유로존 경제 개혁, 이민 관리 등 EU의 주요 목표들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고 보도했다.

 메르켈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9월 독일 총선 승리 이후 자유민주당, 녹색당과 연정 구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날 새벽 협상 실패가 확정됐다. 세 당이 난민, 세금, 환경 등을 놓고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메르켈은 일단 연정 구성 방향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기존 연정에 함께한 사회민주당(SPD)에 도움을 요청할 전망이다. 한편으론 CDU-CSU만의 소수정부 출범엔 회의적이라며 최악의 경우 재선거를 염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베를린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메르켈은 이날 연정 협상 타결에 실패하자 재총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7.11.21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베를린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메르켈은 이날 연정 협상 타결에 실패하자 재총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7.11.2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의 연정 협상 결렬 소식이 프랑스 국익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크롱은 메르켈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로존 개혁과 EU 개편을 추진하길 원한다.

 할베 자힐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 역시 "유럽에 나쁜 뉴스"라며 독일은 EU 내 매우 영향력 있는 나라다. 그들이 정부나 권한을 갖지 못하면 유럽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은 지난 12년간 장기집권하며 EU 1인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다른 유럽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독일 정치경제 여건을 기반으로 EU의 난민 대량 유입, 유로존 경제 위기 등을 앞장서 해결했다.

 EU는 당장 12월 예정된 정상회의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이번 회의에서 유로존 경기 증진 방안과 난민 정책,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주요 현안들을 다룰 계획인데 독일이 빠지면 논의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메르켈 총리는 연정 성사 여부와 관계 없이 12월 회의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회의 시점이 돼도 메르켈의 연임이 불확실하다면 주요 이슈에 대한 그의 발언권이 심각하게 저해될 전망이다.

 재선거가 결정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메르켈이 소수정부 출범도 연정 구성도 합의하지 못하면 독일의 선택지는 재선거다. 이 경우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독일 정부가 구성되지 않을 전망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새 해를 앞두고 EU 개혁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유로존 지원금 마련 등 핵심 사안들을 내년에 신속히 추진하려면 EU 지도자들의 의견 모으기가 긴요한 시점이다.

 브렉시트도 문제다. 영국과 EU는 올 초부터 영국의 탈퇴 비용, 상대국 체류민 권리 등을 놓고 여러 번 머리를 맞댔지만 올해 안에 협상에 뚜렷한 진전을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메르켈 총리는 오는 24일 회동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브렉시트에 관한 독일의 입장이 불분명해지면 협상에는 더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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