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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한 달] '끝나지 않은 여정' 이재민 이주대책

등록 2017.12.14 15: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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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경림 뉴소망타운에서 포항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들이 콘크리트 강도검사를 하고 있다. 포항시는 2단계 안전검사 결과 흥해 경림 뉴소망타운이 위험 판정을 받아 입주민 90가구를 추가로 이주대상으로 포함했다. 2017.11.28. wjr@newsis.com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경림 뉴소망타운에서 포항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들이 콘크리트 강도검사를 하고 있다. 포항시는 2단계 안전검사 결과 흥해 경림 뉴소망타운이 위험 판정을 받아 입주민 90가구를 추가로 이주대상으로 포함했다. 2017.11.28. [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강진구 기자 = 지난 11월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7㎞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978년 대한민국 지진 관측 이래 2016년 경주 지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다. 현재까지 피해규모를 집계한 결과 역대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다.

 흥해읍 대성아파트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건물이 3~4도 가량 기울어 '피사의 아파트'로 불릴 정도다. 흰색 아파트 벽면 곳곳이 갈라지거나 부서졌고 지반이 침하된 1층 집 베란다 난간은 크게 휘어졌다. 위험시설로 판정돼 출입이 통제되면서 잡초만 무성해 흉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곳에 살던 C(64·여)씨는 "포스코수련관과 흥해실내체육관을 전전하며 1개월여 생활하다보니 몸보다 마음이 너무 힘들다”며 “진수성찬보다 편안한 집에서 손주, 손녀 보며 쉬고 싶은 마음 뿐인데 재건축은 언제 되고 건축비는 또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14일 오전 7시 현재 인명피해는 모두 78명이 다쳐 4명이 입원치료 중이고 나머지 74명은 치료후 귀가 조치됐다.

 공공시설 피해도 엄청나 이날 현재까지 도로교량과 상하수도, 항만, 수리시설, 학교, 공공건물 등 총 321개소에서 252억4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복구비용만 1131억1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유시설도 주택 2만5849개소와 상가 1186개소, 공장 163개소, 기타 시설 등에서 293억78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대성아파트 170가구와 경림뉴소망아파트 90가구, 대동빌라 81가구, 해원빌라 7가구는 전파된 상태다. 반파,소파된 주택도 잇따르면서 이날 현재 이재민 264가구, 558명이 흥해실내체육관(386명)과 독도체험수련원(149명), 마을별 경로당 4개소(23명)에 분산 수용되고 있다.

 이재민이 한창 붐비던 지난 11월 17일 1700여명보다 3분의 2 가량이 줄어든 상태다.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지진 피해를 본 이재민들이 22일 오후 경북 포항시 흥해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사생활 보호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7.11.22. wjr@newsis.com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지진 피해를 본 이재민들이 22일 오후 경북 포항시 흥해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사생활 보호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7.11.22. [email protected]

흥해 한미장관아파트 주민 D(58)씨는 "여진이 지속되면서 아파트의 균열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라며 “이젠 바람이 세게 불어도 지진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언제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가능할 지 그때까지 건물이 버틸 수나 있을 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는 이재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이주대책을 수립해 시행해 오고 있다.

 시는 11월말 건물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위험판정을 받은 대성아파트 170가구와 대동빌라 75가구, 경림뉴소망아파트 90가구, 빌라 14가구, 원룸 42가구, 주택 88가구는 물론 주택 전파 23가구, 반파 37가구 등 총 539가구를 대상으로 이주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이주대상가구 중 이날 현재 277가구가 국민임대와 전세임대, 다가구 임대, 임시주택 입주, 자체 이주 등으로 277가구, 687명이 이주했다.

 시는 현재 확보한 물량 439가구 중 277가구가 이주를 완료해 187가구분이 남아 있다며 대피소에 거주하고 있는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이주상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와 별도로 이번 지진으로 주택이 전파나 반파된 이재민 중 농촌지역의 고령자나 고향에 정착을 희망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상으로 임시주거시설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6일 흥해읍 성곡2리 등 6개 마을에 전국재해구호협회로부터 지원받은 조립식 임시주택 12동도 설치했다.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17일 오후 지진재해원인조사단이 포항 지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17.11.17. (사진=경북도 제공) photo@newsis.com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17일 오후 지진재해원인조사단이 포항 지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17.11.17. (사진=경북도 제공)  [email protected]

이번에 설치하는 조립식 임시주택은 총 27동으로 나머지 15동도 현장확인과 부지조성을 완료한 뒤 전국재해구조협회 와 협의한 뒤 이번 주 중 전파 12가구와 반파 2가구(1가구 2동 제공)에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앞서 지난 1일 흥해읍 용천리에 컨테이너주택 1동을 설치했다. 이번에 설치하는 컨테이너 주택은 총 12동으로 나머지 11동도 현장확인과 부지조성을 거쳐 이번 주 중 조성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주택은 독지가들이 무상으로 제공한 것이다.

 시는 올 연말까지 잔여물량에 대한 이주민들의 이주를 완료하기 위해 주거안정 현장삼담소를 운영하고 피해건물 건물 희망자 합동설명회, 조립식 주택 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 피해지역인 흥해읍은 고령자와 노약자가 많아 이주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앙지와 인접해 피해가 컸던 흥해읍 덕성리 A(75)할아버지는 “6대 100년 넘게 일제 강점시대부터 흥해에서 살아왔다”며 “조상묘는 물론 인근에 손때 발때가 묻은 장소가 지천인데 살면 얼마나 산다고 다른 곳으로 가겠어, 무너지더라도 차라리 집에서 자다 죽을란다”며 ‘상관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흥해읍 용천리 B(80·여) 할머니는 “눈도 잘 보이지 않고 침침하고 다니던 한약방과 의원에도 가야 하는데 영천서 시집와 60평생을 살아온 집을 두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이 곳을 떠나면 눈뜬 장님인데 죽어도 못간다”며 "가려면 니들이나 가라"고 말했다. 

 이재민 주거안정 대책단 정봉영 국장은 “한 사람의 이주를 위해 평균 10여차례 이상 방문해 상담하고 있지만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남은 물량이 북구지역이 아닌 남구지역에 있어 여유분이 많지만 피해주민들이 대부분 고령자와 노약자들로 그동안 생활기반을 다진 곳을 두고 다른 곳으로 이주를 꺼려해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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