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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경질인 듯 경질 아닌 경질 같은 '사임'

등록 2018.03.23 11:05:32수정 2018.03.23 1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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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3월 1일 웨스트윙으로 들어가면서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질 소식을 알렸다. 2018.03.23.

【워싱턴=AP/뉴시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3월 1일 웨스트윙으로 들어가면서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질 소식을 알렸다. 2018.03.23.

경질 발표 후 수시간 지나 기자회견 한 틸러슨과 극명한 대비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곁을 떠나는 것은 경질인가, 아니면 사임인가.

 일단 겉으로 드러난 모양새를 보면 사임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나는 4월9일자로 발효되는 이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 존 볼튼이 나의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것이다. 나는 매우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영원한 나의 친구로 남을 H.R. 맥매스터의 봉사에 매우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기다렸다는 듯 백악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나라를 위해 34년 동안 근무했다. 이번 여름 미군에 은퇴를 요청할 것이다. 이후 공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력을 통틀어 볼 때 특별한 군인들과 헌신적인 시민과 함께 일한 것이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할 수 있게 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경질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는 극명하게 다른 수순을 밟은 것이다.

 틸러슨 전 장관 역시 트위터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틸러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 트윗 이후 수 시간이 지나서야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경질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회견 당시 틸러슨 전 장관의 목소리는 떨렸으며, 목이 메이는 듯 갈라지기도 했다고 한다. 

【워싱턴=AP/뉴시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자신의 경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3.14.

【워싱턴=AP/뉴시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자신의 경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3.14.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틸러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질 트윗 당일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오전 4시에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순방 중 백악관의 조직개편 소식을 들었지만, 곧바로 인사가 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전 장관이 워싱턴에 도착한 지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경질 트윗을 날렸다.

 틸러슨 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그의 동료들을 칭찬하고, 고위관리들에게 계속 근무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특히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외교와 관련한 협력과 상호 지원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그 어떤 감사의 표현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그 어떤 찬사도 없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보좌관에게는 본인이 원해서 사임하는 모양새를 만들어주고, 틸러슨 전 장관에게는 그야말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자른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워싱턴 안팎에선 맥매스터 보좌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격차이로 인해 그가 백악관을 떠나는 것은 시기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맥매스터와의 성격 및 스타일 차이로 사적 갈등을 빚어 왔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맥매스터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긴장관계는 수개월 동안 지속돼왔다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5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손발이 맞지 않던 맥매스터 보좌관을 내보내고 싶어하지만, 3성 장군인 맥매스터 보좌관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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