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종합]靑 "김기식, 국회의원 평균 도덕 밑돌지 의문"…선관위에 공식 질의

등록 2018.04.12 17:28:1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9·20대 의원 해외출장 무작위 조사···16개 피감기관에 총 167건"

"국회의원 해외출장, 새 가치와 기준 세워야할 때"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의겸 대변인이 12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4.12.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의겸 대변인이 12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김태규 장윤희 기자 = 청와대가 12일 여론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관련 논란들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적인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조금 전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로 중앙선관위에 질의 사항을 보냈다"며 "김 원장을 둘러싼 몇 가지 법률적인 쟁점에 대해 선관위의 공식적 판단을 받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선관위에 보낸 질의 내용은 ▲국회의원이 임기 말 후원금으로 기부를 하거나 보좌진에게 퇴직금을 주는 행위 ▲피감기관의 비용 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보좌 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해외출장 중 관광을 하는 행위 등 네 가지 사항의 적법성 여부다.

 이같은 질의서를 보낸 이유에 대해 김 대변인은 "김 원장의 과거 해외출장을 평가하면서 조금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공직자 자격을 따질 때 법률적인 잣대로만 들이댈 수는 없고 도덕적 기준도 적용돼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김 원장이 티끌하나 묻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원장의 해외출장 사례가 일반 국회의원의 사례로 볼 때 과연 평균 이하의 도덕성을 보였는지 더 엄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작위로 추출한 피감기관 16곳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 온 19·20대 국회의원들에 대한 사례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김 대변인은 "김 원장의 문제가 큰 이유는 그가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김 원장의 경우가 어느 정도 심각한 문제인지 알아보고자 민주당의 도움을 받아 19·20대 국회의원의 해외출장 사례를 조사해봤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16개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한 경우는 총 167차례였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출장은 65차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출장은 94차례였다.

  김 대변인은 "김 원장이 비판받는 국회의원 개별 출장의 사례도 살펴봤다"며 "김 원장과 흡사한 방식으로 이뤄진 국회의원 해외출장은 보훈처 4건, 한국공항공사 2건, 동북아역사재단 2건, 한국공항공사 2건 등으로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조사 결과를 볼 때 김 원장이 자신의 업무를 이행 못할 정도로 도덕성이 훼손 됐거나 일반적인 국회의원의 평균 도덕적 감각에 밑도는지는 의문"이라며 "김 원장 특정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가치와 기준을 세워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출장을 간 사례를 공개한 것은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김 원장 퇴진 압박을 주도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과거 출장내역을 공개하며 역공에 나선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의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퇴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청와대의 비호 논리에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04.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04.10. [email protected]

또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날 선관위에 공식질의를 보낸 것은 청와대가 무작정 김 원장을 감싸는 것은 아니며 무언가 노력은 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원장의 경우 의원 시절 본인의 해외출장에 돈을 대준 피감기관 및 은행들과 직접적 이해관계에 있는 금감원장에 임명돼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는 측면에서 청와대가 관행을 핑계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선관위에 보낸 4가지 질의 중 하나라도 적접하지 않다면 김 원장을 해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받아보고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청와대가 김 원장을 비호해 온 사실이 선관위 판단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그 정도의 독립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관위 판단과 검찰 조사 결과가 상이할 경우에 대해서는 "선관위나 검찰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선관위에 공개 질의를 보낸 것은 김 원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 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와대 나름의 판단은 공개를 했는데 그게 국민 공감과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 판단 주체인 선관위에 묻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여전히 김 원장을 적임자로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적임 여부를 떠나 해임에 이르는지를 (선관위 질의를 통해)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