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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4기 특징은?…전문가들 "핵심은 연속성"

등록 2018.05.08 10: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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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야권 죽이기,돌파구 없는 경제,서방과 긴장 등 지속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크렘린궁에서 4번째 대통령 취임을 위해 식장인 홀로 내려오고 있다. 임기는 2024년까지 6년 간이다. 2018. 5. 7.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크렘린궁에서 4번째 대통령 취임을 위해 식장인 홀로 내려오고 있다. 임기는 2024년까지 6년 간이다. 2018. 5. 7.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경제성장을 제1의 목표로 선언하고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향후 6년을 관통하는 테마는 '연속성(Continuity)'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닐 앞서 호화로운 금속 장식이 가득한 크렘린궁의 안드레에프스키홀 등 세 개 홀을 수천명의 내빈이 가득 채운 가운데 문이 열리고 푸틴 대통령이 들어와 레드카펫을 걷는 취임식 장면이 전 세계로 전송됐다. 도이체벨레는 이번 취임식이 지난 20여년 간 푸틴 대통령이 치른 세 차례의 취임식과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취임식이라기 보다는 대관식 같았다고 꼬집었다.

 게르노트 에를러 전 독일 정부 러시아 특사는 "(화려한 취임식은)푸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를 뜻할 뿐 아니라 자신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다"며 "푸틴 대통령의 새로운 임기는 딱 하나의 특징, '연속성’을 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계속되는 권위주의 확대와 야권 죽이기, 돌파구 없이 침몰하는 경제, 서방과의 긴장상태 지속 등을 의미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임기 동안 집회를 제한하며 시민사회에 철퇴를 가하고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등 권위주의 통치 체제를 강화했다.

 뮌헨대학교의 마르틴 슐체 베셀 동유럽사학 교수는 "민주주의의 파괴가 계속될 것"이라며 "부패와의 전쟁 역시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만프레트 힐더마이어 전 괴팅겐대학 교수는 "러시아 정치 시스템은 점점 더 권위주의를 향해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세상에 민주주의 형태의 연막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에게는 독재정권을 개방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권위주의 독재 체제를 저지할 야당의 힘도 약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은 76.7%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임에 성공했다.

 야당으로 볼 수 있는 자유주의 성향의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야블로코당 후보는 1%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대표적인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출마를 금지당했고 선거 보이콧을 촉구했으나 투표율은 67%를 넘어섰다.

 푸틴 대통령이 제1의 목표로 선언한 경제성장에서도 변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된 경기 침체와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수만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한 가운데 그는 앞서 의료, 교육 등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규모 정부지출 증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 내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의혹과 7년 째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 지원 등으로 국제사회와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 경제문제 해결의 핵심인 서방의 제재 탈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 싱크탱크 독일외교정책협회(DGAP)의 슈테판 마이스터는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연금, 사회 복지, 심지어 군 자금까지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힐더마이어 전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은 경제"라면서 "러시아의 공격적인 외교정책에 따르면 서방과의 관계 소원으로 그는 경제성장을 이룩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서방과의 협력을 통해 유럽과의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었다"며 "그러나 서방과의 협력은 푸틴 대통령의 선택지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스터는 "시리아 등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관심을 기회 삼아 러시아는 중동의 유력한 플레이어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세계의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6년 임기 이후 푸틴 대통령의 거취가 주요 관심사다. 러시아는 헌법으로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대통령으로 내세운 뒤 자신은 잠시 총리 자리로 물러났다.

 힐더마이어 전 교수는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보다는 퇴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도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6년 임기 동안 (푸틴에)충성스러운 정치인이 2024년 대통령으로 출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밌는 질문"이라며 "내가 100살까지 집권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에둘러 답했다. 헌법 개정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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