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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2020년 美경제, 절벽서 추락하는 코요테 신세될 것"

등록 2018.06.08 12: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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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고용 상황에서 경기부양책은 잘못"

"경기침체로 2020년 트럼프 재선 악영향"

버냉키 "2020년 美경제, 절벽서 추락하는 코요테 신세될 것"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펼쳐온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정책 덕에 미국은 올해와 내년에는 호경기를 누리겠지만 2020년에는 사냥감을 쫓다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코요테의 꼴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버냉키는 7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의 정책 토론회에서 1조5000억 달러(약 1607조원) 규모의 감세와 3000억 달러(321조원) 규모의 재정 지출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이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의 여지를 크게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고용 상태의 미국 경제를 자극하는 대대적인 경기 부양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정작 경기침체가 닥쳤을 경우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인 것이다.

 버냉키는 “경기 자극 정책이 매우 잘못된 순간에 이뤄졌다. 미국 경제는 이미 완전 고용상태”라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정책 덕에 미국 경제는 올해와 내년 큰 성장을 하겠지만 2020년에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와일 E. 코요테”의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와일 E. 코요테는 할리우드 워너브러더스의 애니메이션 ‘루니 툰’에 나오는 두 주인공 중 하나다. 코요테는 다른 주인공인 로드 러너를 잡기 위해 앞뒤 분간하지 않고 질주하다가 절벽에서 추락한다. 완전 고용 상황에서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트럼프 행정부를 분별없이 앞만 보고 내달리는 코요테에 비유한 것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5월 현재 3.8%를 기록했다. 이는 50년 만에 최저치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조만간 목표치인 2%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자극 정책이 이처럼 실업률도 낮고 경기 과열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버냉키는 미국 경제의 침체가 시작되는 2020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나서는 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부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의회 예산국(CBO)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자극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에)은 올해와 내년 각각 3.3%,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그러나 2020년 1.8%로 떨어질 것으로 CBO는 내다봤다.

 버냉키는 지난 2006년 2월~2014년 1월 연준 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4년 2월부터는 워싱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상임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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