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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코 "트럼프는 지금 '통화냉전' 수행 중…아직까진 승기 잡아"

등록 2018.07.26 17: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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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역시 통화냉전 전략의 일환"

핌코 "트럼프는 지금 '통화냉전' 수행 중…아직까진 승기 잡아"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통상국가들을 대상으로 이행하고 있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바로 “통화 냉전(cold currency)”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재정투자와 큰 폭의 세금 감면 등 경기 부양정책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는 것은 달러 약세를 유인하기 위한 ‘통화 냉전’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핌코의 글로벌 경제 자문인 요아킴 펠스는 25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가을부터 “통화 냉전”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아직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기를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펠스는 “트럼프 행정부와 여당인 공화당은 아직 그들의 정책적 목표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달러화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어떤 방법으로? 그건 바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유지돼 온 ‘강 달러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는 공식적인 주문을 깼기 때문이다. 또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앞세우면서 암묵적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다른 나라들을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펠스는 한 마디로 이런 모든 “무역 압박(trade bullying)”이 달러 강세를 잠재웠다고 정리했다. 펠스는 “이제 노골적으로 환율 시장에 개입하기 어렵다. 그럴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의 보복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달러화는 다른 주요통화 대비 10% 떨어졌다. 지난해 1월 24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렸던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무역과 기회 측면에서는 확실히 약한 달러가 미국에 좋다. 달러의 단기적 가치는 전혀 우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펠스는 므누신 장관의 이런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통화 냉전”을 벌이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펠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통화 냉전’을 벌이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당초 예정됐던 통화 긴축 정책의 이행을 미적거리고 있다는 점 등은 명백한 ‘통화 냉전’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재정투자와 큰 폭의 세금 감면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바로 달러화 약세를 유인하는 ‘통화 냉전’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펠스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냉전’에서 재정투자나 양적 완화 정책보다 훨씬 더 큰 몽둥이인 보호무역주의를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펠스는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제 더 이상 공세적인 보호무역주의를 취할 이유가 사라졌다. 미션 수행 완료!”라고 주장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5660억 달러(약 624조원)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지난해 미국의 경상수지는 4660억 달러(약 529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펠스는 미국의 재정투자 확대 정책으로 인해 올해 미국의 수입이 더 늘고, 이에 따라 미국의 무역적자와 경상수지의 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펠스는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약세의 지속을 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펠스는 이전부터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중국 인민은행 등이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의 하락을 유도하는 ‘통화 냉전’을 벌여왔다는 주장을 펴 왔다.

 펠스는 지난 2016년 12월에도 자사 블로그 기고문을 통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게 되면 100일 후 ‘통화 냉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이전에는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 등 노골적인 방법으로 통화전쟁을 치러왔지만 2016년 2월말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암묵적인 휴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G20 회의에서는 과도한 달러화 강세는 세계 경제에 해롭다는 데 합의했고, 그 결과로 달러화의 안정이 모색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ECB는 마침내 오랜 양적 완화 정책을 걷어 들이기 시작했다. BOJ는 최근 여러 차례 양적 완화 정책을 축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는 조처를 취해왔다.

  트럼프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주자 시절부터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지난 20일만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EU가 환율을 조작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중국과 EU 등이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자율을 올리면서 달러화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지금 긴축정책은 우리가 해왔던 모든 것들에 피해를 준다. 미국은 불법적인 환율조작과 나쁜 무역협정으로 인해 잃은 것을 되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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