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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전문가 "트럼프 미디어 공격, 언론인 폭력노출 우려"

등록 2018.08.03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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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CHR 특별보고관 카예-란사 공동성명

"트럼프 미디어 공격은 언론자유 침해"

【템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8.8.1.

【템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8.8.1.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디어에 대한 잇단 공격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언론인들을 폭력의 위험에 노출시킬 우려가 있다는 유엔 인권 전문가의 경고가 제기됐다. 여당인 공화당 인사들은 물론 장녀 이방카 보좌관 등 측근들마저 트럼프의 대 언론 공격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BBC방송은 3일(현지시간) 미주인권위원회(IACHR)의 특별보고관인 데이비드 카예와 에디슨 란사가 이날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언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은 전략적인 것이다. 이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은 언론인들을 폭력의 표적으로 삼도록 하는 위험을 높인다. 이는 보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동안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 온 미국 언론들에 대해 "미국민들의 적!(enemy of the American People!)", “역겨운 가짜 뉴스(fake disgusting news)” 등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하면서 지속적인 비난을 퍼부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펜실베이니아 주 윌크스-배리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 행사 연설에서 언론인들을 향해 "끔찍하고, 참혹한 사람들(horrible, horrendous people)" "가짜, 역겨운 가짜 뉴스(fake, fake disgusting news)"라고 공격했다. 그는 유세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가리키며 "자유 언론에 무슨 일이 생겼냐? 정직한 보도에 무슨 일이 생긴거냐?"라고 물었다. 그러고는 "그들은 보도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만들어 낼 뿐이다. 저 뒤에 있는 가짜(기자)들은 부정적인 뉴스들만 보도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굉장한 만남을 가졌다"면서 "그들(언론인들)은 내가 가서 (푸틴과) 복싱 매치를 하기를 원했다. 만약 내가 (푸틴에게)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면, 그들(언론인들)은 '끔찍하다' '너무 무례하다' '끔찍한 퍼포먼스다'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 미디어들이 미쳐가고 있다. 그들은 완전히 돌았다. 그들은 그토록 많은 무고하고 반듯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런 피해들을 직접 목격한 이후 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를 지켜보는 것을 즐기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7년 안에 그들의 시청률은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그들은 사라질 것이다. 그 때는 내가 더 이상 대통령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뉴욕타임스(NYT)와 NBC, ABC, CBS, CNN 등 주류 언론들을 나열하면서 "미국민들의 적!(enemy of the American People!)"이라고 규정했다.

 언론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공격은 여당인 공화당 인사들로부터도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공화, 애리조나)은 언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을 '스탈린식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플레이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미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같은 날 "우리의 대통령이 전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적을 지칭할 때 사용한 불명예스러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플레이크 의원은 인민의 적은 전제정치이며 전제정치의 적은 자유언론이라면서 권력자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자유언론을 가짜언론으로 매도한다면 의심스러운 것은 언론이 아니라 그 개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방카 트럼프는 2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해 “언론의 표적이 됐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왜 기자들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언론이 미 국민의 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아버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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