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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는 첨단 제조업③]고된 물류작업, AI로봇이 24시간 척척…中스타트업 '도라봇' 가보니

등록 2018.09.13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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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의 본사 전경. 2018. 08. 24. odong85@newsis.com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의 본사 전경. 2018. 08. 24. [email protected]

지난 6일 창사 17주년을 맞은 공감언론 뉴시스는 '파괴적 혁신'만이 위기의 한국호를 구해낼 화두라는 판단 아래 '혁신 없이 미래 없다는' 기획 시리즈를 한 달간 연재한다. 미국과 중국, 독일은 어떻게 규제를 혁파하고 금융의 물꼬를 돌려 벤처에 자양분을 주고 산업을 키우는지 살펴보고, 작금의 복합위기를 헤치고 한국호가 나아가야 할 길을 집중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① 복합위기 한국경제호(號)…왜 '파괴적 혁신'인가
② 산업정책의 틀, 다시 짜자
▲③승부처는 첨단 제조업
④ 규제혁파, 이해관계를 돌파해야
⑤ 벤처혁신, 게임산업처럼
⑥ 혁신의 물꼬, 금융서 튀워야

【중국(선전)=뉴시스】오동현 기자 = 지난 달 24일 중국 선전시 난산구 항구 인근 지역. 거대한 최첨단 빌딩 옆에 육중한 3층 높이의 컨테이너 건물에 시야에 들어왔다. 중국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Dorabot)'의 본사다.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에 힘입어 로봇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올해 4년차를 맞은 도라봇의 본사는 말 그대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대형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들어진 본사 1층에 들어서니 한켠에서 모바일 로봇 시스템 'MARS(Massive autonomous robot sorting)' 테스트가 한창이다. 센서와 카메라 등을 갖춘 MARS가 임의의 장소에서 자신의 위치를 추정하고 주변의 지도를 작성하는 작업에 여념이 없다.

  IT·로봇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봇 시장은 제조용 로봇에서 지능형·협동 로봇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공장에서 고도의 작업을 하던 산업용 로봇의 적용장소가 사람과 접촉하는 작은 공간으로 확산되면서 지능형 로봇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인간과 로봇이 제한적인 공간에서 함께 긴밀히 움직이며 협동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지능형 로봇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로봇산업연맹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제조용 로봇 시장의 29.6%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로봇 시장이다. 지난해 14만1000여대의 제조용 로봇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3년부터 세계 1위 로봇 시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당국의 지원과 자체 기술 개발에 힘입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도라봇의 목표도 야심차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로봇 기술을 보유한 아마존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 7억 7500만 달러에 키바시스템즈를 인수하며 단번에 관련 기술을 흡수했다.

 이에 맞서는 도라봇은 설립된지 4년 밖에 안된 스타트업이지만, 중국의 대형 미디어 스타트업 CYZONE이 선정한 올해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상위 50위권에 오를 정도로 촉망받고 있다.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영입한 직원 8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미 비전인식, 자율주행, 머신러닝 등 로봇 관련 특허 30개를 갖고 있으며, 진행중인 특허 기술도 수십여개에 달한다. 최근엔 중국의 한 대학교에 물류용 로봇을 연구용으로 납품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엔 '연펑 캐피털(Yunfeng Capital)'이 주도한 시리즈 A펀딩에서 1000만 달러(약 112억 6800만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받기도 했다.

 도라봇의 대표적인 물류 로봇 솔루션은 ▲loading unloading(상하차 시스템) ▲sorting induction(여러 물체 더미에서 하나하나 꺼내 분류하는 시스템) ▲MARS(Massive autonomous robot sorting : 모바일 로봇 시스템) 등 3가지다.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 본사의 내부. 2018. 08. 24. odong85@newsis.com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 본사의 내부. 2018. 08. 24. [email protected]

이 가운데 기자가 찾은 이날 한창 테스트 중인 MARS가 하는 작업은 로봇공학 기술 중 하나인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으로, 자율주행차에서도 적용되는 기술이다. 건물 천장에는 IPS(indoor positioning system) 센서가 설치돼 실내에서 MARS의 위치를 추정했다.

 이렇게 사전에 만들어진 지도가 있다면 로봇이 지도내에서 A지점에서 B지점까지 경로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도라봇 본사에서 만난 한국 국적의 권민구(28) 선임 연구원은 "전통적인 제조업 생산라인에 사용되는 로봇들은 정적인 환경에서 같은 형태, 같은 위치 그리고 일정한 주기로 이동하는 물체들에 대한 반복적인 작업을 한다. 반면 물류업에서의 환경은 상당히 동적이며 여러 형태와 위치, 주기를 가진 물체들에 대한 작업을 한다. 이러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도라봇의 연구개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물류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한국만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종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8월엔 20대 대학생이 상의를 벗고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다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택배기사들도 매일 새벽마다 배달해야 할 물건을 일일이 분류하고 화물차에 싣고 내리는 고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최대 세일기간인 전자업체 징둥의 창립기념일(6월18일)과 알리바바의 광군제(11월11일)만 되면 물류량이 폭주한다. 하지만 이 기간에 상당수 물류업체와 택배업체들이 인력난에 시달린다. 

 아무리 반자동화 설비를 갖췄다 하더라도 결국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트레일러는 한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목적지마다 결국 사람이 다시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민구 선임 연구원은 "물류센터 내부 온도가 50도 이상으로 높아 근로자들이 힘들어 한다"며 "도라봇은 이러한 전통적인 물류업 현장의 문제점을 혁신하기 위해 물류업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MARS와 같은 작은 로봇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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