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승부처는 첨단 제조업③]권민구 도라봇 연구원 "韓로봇기술, 中에 따라잡혀"

등록 2018.09.13 14: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중국 세계 제조용 로봇시장의 29.6% 점유...세계 최대

중국, 2016년 로봇 논문 발표 6604개…미국 넘어 1위

"한국, 중국이 아직도 후진국이란 편견을 깨고 노력해야"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왼쪽부터 Lyla Lu PR매니저, Ranen Parry 마케팅 매니저, 권민구 선임 연구원. 2018. 08. 24. odong85@newsis.com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왼쪽부터 Lyla Lu PR매니저, Ranen Parry 마케팅 매니저, 권민구 선임 연구원. 2018. 08. 24. [email protected]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한국의 로봇 기술력은 이미 중국에 따라잡혔다. 중국이 아직도 후진국이란 편견을 깨고 더 노력해야 한다."

 이미 중국은 세계 제조용 로봇 시장의 29.6%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로봇 시장이다. 지난해 14만1000여대의 제조용 로봇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3년부터 세계 1위 로봇 시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술논문 발표 수만 봐도 중국은 이미 IT 선진국들을 넘어섰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2016년 논문 수는 중국(6604개)이 미국을 넘어 1위로 부상했다. 2005년부터 중국에 뒤지기 시작했던 일본(2254개)은 독일에도 밀려 4위로 하락했다.

 한국은 로봇 분야에서 출발은 중국보다 빨랐지만, 그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이는 로봇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산업의 핵심 기술에서도 뒤쳐지고 있음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정할 정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한국 기업 및 종사자, 심지어 일반 국민들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데 있다.

 지난달 24일 중국 선전에서 만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기업 '도라봇(Dorabot)'의 권민구(28) 선임 연구원은 "로봇 분야에서 기술력만 놓고 보면 상위 3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정도라고 본다"면서 "최근 독일의 한 회사가 중국 자본에 인수됐다. 발전 가능성만 보면 중국이 월등하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기술력은 5~10위권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로봇뿐 아니라 다른 신기술에서도 중국에 따라잡혔거나, 그 직전까지 왔다고 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 중국이 아직도 우리보다 밑에 있다는 편견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가 안돼 있다고 본다. 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능형로봇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엔 지능형 로봇개발 및 보급 촉진법(지능형 로봇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08년 제정돼 2018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예정이던 지능형 로봇법의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2019년 지능형로봇 3차 기본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다.

 지능형 로봇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지능형 로봇법 유효기간 10년 연장 추진 ▲공공기관의 로봇 공공구매 관련 조항 신설 ▲로봇산업정책협의회→로봇산업정책심의회로 격상 ▲로봇윤리자문위원회 신설 등이다.
 
 중국 정부도 4차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로봇을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예로 '중국 제조 2025'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중국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지원한다.

 권 선임연구원은 "로봇 분야는 4차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빼놓을수 없는 분야여서 중국 정부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 많은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와 시장의 지원이 중국 스타트업의 성공뿐 아니라 많은 인재들이 중국으로 오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스타트업에 있어서 불필요한 제재가 없다는 것은 성장하기 위한 가장 좋은 환경"이라며 "중국에서는 스타트업에 대해 상당히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장단점이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이에 따른 예방적 제재들이 가해진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성장의 방향을 잃게 만들거나 나아가 성장 가능성 자체를 막아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 본사의 내부. 2018. 08. 24. odong85@newsis.com

【선전(중국)=뉴시스】오동현 기자 = 중국 선전에 위치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스타트업 '도라봇' 본사의 내부. 2018. 08. 24. [email protected]

중국 선전에 위치한 도라봇은 2014년 설립된 로보틱스 물류 솔루션 기업으로 비전인식, 자율주행, 머신러닝 등 로봇 관련 특허 30개를 갖고 있다. 지난 4월엔 '연펑 캐피털(Yunfeng Capital)'이 주도한 시리즈 A펀딩에서 1000만 달러(약 112억 6800만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받기도 했다.

 권 선임연구원은 "투자금은 R&D와 인재 고용에 중점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라며 "해외 고객사들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글로벌 인재 고용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올해 150명을 확보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도라봇에는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영입한 직원 80명이 근무하고 있다.

 권 선임연구원은 "도라봇은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고 연구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발전 방향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IROS, ICRA 등의 학회 참여, 여러 로봇 관련 대회와 이벤트도 참여하면서 많은 인재들과 교류하고 있다.또한 미국의 조지아텍, 호주의 QUT 등 여러 유수 대학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며 인턴쉽, 공동연구 또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라봇의 궁극적인 목표와 비전은 기술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축적해 어디에서나 사용 가능한 범용적인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도라봇은 로봇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수평적인 환경을 지향하며 세계적인 기업들과 연구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인재들이 있으며 연구 개발, 고객사들과의 유동적인 관계를 위해 지사들을 세우고 있다"며 "로봇을 좋아하고 자율적인 환경을 좋아한다면 도라봇이 최적의 장소"라고 추천했다.  

 도라봇이 위치한 선전시는 중국 지역 중에서도 성공적인 창업도시의 롤모델로 꼽힌다.
 
 리라 루(29) 도라봇 PR매니저는 도라봇이 위치한 선전시에 대해 "해외에서 온 인재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있다"며 "만 29세 인재들이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들이 따로 있다. 아파트 신청 방법도 간단하고 월세도 굉장히 싸다. 일반적인 월세보다 3분의 1 수준인 700~800위원 정도"라고 말했다.

 또 "대학교를 졸업한 해외 인재가 선전에서 일하면 1만5000위안을 지원한다. 한국 돈으로 많진 않겠지만 그 수(해외 인재)가 많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선 엄청난 지원"이라며 "선전 자체가 굉장히 개방적이고 오픈된 도시"라고 소개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