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환경평가 생략한 DMZ 유해발굴…생태계 훼손"

녹색연합 "환경평가와 산지전용절차 지켜야"

【세종=뉴시스】남북 공동 DMZ 유해발굴사업이 진행될 화살머리고지 전경. 2018.10.16.(사진 = 녹색연합 제공)[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남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 첫 조치로 추진 중인 공동 비무장지대(DMZ) 유해발굴사업이 생태환경 훼손 우려를 떠안은 채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녹색연합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생태환경이 고려되지 않고 환경평가 대상사업임에도 절차와 과정이 생략돼 있다"고 비판했다.

 우선 12m가량 폭으로 개설된 유해발굴사업 진입도로 규모가 과다해 DMZ 생태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최근에는 산림지역이나 생태지역에 송전탑이나 국가 시설물을 설치할 때도 진입도로가 5m 내외이고 DMZ 내부 100개 전후 감시초소(GP) 진입도로도 평균 길폭이 5m 전후"라며 "일시적 사용에 그칠 유해 발굴 사업의 진입도로를 12m가량으로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해발굴 대상지인 화살머리고지 일대는 구릉성 산지가 솟아 있어 산림생태계가 펼쳐지며 주변으로 역곡천과 지류들이 흐르고 있다. 서부전선과 중부전선을 연결하는 생태통로 핵심인 이곳엔 두루미, 재두루미, 반달가슴곰, 수달, 하늘다람쥐, 삵, 담비 등 멸종위기 포유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복구 복원 대책도 없이 12m 도로가 DMZ를 관통한다면 DMZ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단절은 불 보듯 뻔하다"며 4~5m가량 비포장도로 개설을 주장했다.

 환경영향평가가 생략된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녹색연합은 "2000년 한국전쟁 이후 DMZ에 최초 철도와 도로인 경의선 사업이 시작되는 과정에서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며 "오히려 세월이 18년 지난 지금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며 퇴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DMZ는 국제적인 생태보고이자 유네스코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보전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지역"이라며 "환경부의 환경평가 절차를 준수하고 산림청의 산지전용 절차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