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폭행 영상' 형제 사이였다…경찰 "학대 진위 조사"
택배기사 장애인 폭행 동영상 일파만파
경찰 "동생이 지적장애인 형 폭행한 것"
"집에 둘 수 없어 일할 때 데리고 다녀"
"이상행동에 감정 폭발…학대 여부 확인"
【서울=뉴시스】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에서 CJ대한통운 유니폼을 입은 택배기사가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다른 기사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형제 사이로 밝혀졌다. <사진: 영상 캡처> 2018.10.19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직장 동료가 아닌 형제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측은 19일 "때린 사람이 동생, 맞은 이는 형으로 밝혀졌다"며 "오늘 오전 중 두 사람 모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동행 출석하기로 한 이모부의 전화 진술에 따르면 형은 지적장애인"이라고 전했다.
전날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마포구 CJ 택배기사 지적장애인 폭행 영상 공유합니다'라는 제목의 2분27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회사 유니폼을 입고 택배 물품을 함께 상차하던 두 남성 중 한 명이 상대의 얼굴과 배 등을 수차례 가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이모부는 "언어장애가 있는 노모가 혼자 집에 있는 상태에서 환청을 듣고 집에서 불놀이를 하는 형을 집에 둘 수 없어 동생이 데리고 다니며 일을 하는 것"이라며 "형의 이상 행동에 감정이 쌓인 동생이 사건 당일 폭발한 것"이라고 알려왔다.
경찰 관계자는 "각 진술 청취 및 사실관계 조회를 통한 이모부 전화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상습 학대가 있었는지도 추가 확인한 후 우발적 범행일 경우 본인 및 법정대리인의 처벌 의사 여부를 확인해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보배드림에 자신을 영상 속 폭행을 저지른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시고 가족은 오른쪽 마비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 이렇게 세 명"이라며 "형의 약과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하지만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며 "몇 번을 말해도 (물건을) 알려주는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아 더 죄송스럽다"며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형은 어머니를 설득해 입원치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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