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시인 김수영 50주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등록 2018.12.27 06:02:00수정 2018.12.27 09:50: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시인 김수영 50주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지금은 별로 새로울 것도 없지만 동시대와 그 이전을 통틀어 김수영처럼 일상잡사와 온갖 사물들을 시적 제대로 자유자재로 동원한 시인은 그리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풍뎅이나 거미, 흰개미, 하루살이, 파리 같은 별로 아름다울 것 없는 미물들이나, 플라스터(붕대), 영사판, 헬리콥터, 네이팜탄, 파자마, 플란넬 저고리, 금성라디오, 미농인찰지 등 현대 문명이 만든 다양한 사물들을 그보다 더 빈번하게 시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시인은 김수영 이전엔 전무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김수영이 그야말로 한국 모더니즘의 가장 뛰어난 개척자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한국 현대시의 상상력의 프런티어를 확장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김수영 50주기 기념 시 해설집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가 나왔다. '김수영연구회' 회원 14명이 집필한 책이다.

김수영연구회는 문학평론가 김명인·이영준을 공동대표로, 고봉준·권현형·김응교·남기택·노혜경·박수연·오영진·이경수·이민호·이성혁·임동확·전상기·조은영 등이 모여 만들어졌다.

회원들이 4년간 매월 한 달 이상 모임을 가지며 분석한 시는 총 170여 편이다. 그 중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시 116편을 선정, 각자 복수의 시를 분담해 해설을 쓴 뒤 합평회를 통해 글을 가다듬었다.

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개념과 집필 배경을 중심으로 한 명료한 풀이를 담았다. 각주와 인용도 최소화했다. 해설자의 독자적 해석와 주관적 가치 평가보다 그동안 선행되어 온 김수영론에 기반한 내용을 먼저 고려했다.

"김수영은 책을 소재로 초기부터 꾸준히 시를 썼다. 그에게 책은 가까이할 수 없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혹은 불만스러운 것들로 표현된다. 외국 서적이건 법과 도덕을 담고 있는 것이건 곱게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도 책이야말로 다른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 여겼다. 나아가 현실에서 겪는 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통로라 여기고 새롭게 새상을 깨닫는 가능성으로도 여겼다. 아마도 그 책은 예전과 다른 또 다른 책이어야만 할 것이다. 여기에 이 시를 읽는 열쇠가 있다. 책은 무엇일까. 왜 서러울까. 시인은 무엇을 깨달은 걸까. 이런 물음을 해 보며 답을 찾다 보면 무언가 무릎 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김수영연구회는 "김수영 시인은 1921년 11월27일에 태어나 1968년 6월16일 이 세상을 떠났다"며 "올해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이 책은 김수영 50주기를 기념하기 위한 우리의 작은 정성으로 세상에 나왔다"고 전했다.

"우리는 앞으로 김수영의 산문과 번역서, 그리고 세계문학 속의 김수영이라는 주제로 계속 모여 연구하려 한다. 3년 후면 2021년 김수영 탄생 100주년인데, 이 때도 의미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 때까지도 서서 돌고 있는 팽이들은 제법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책으로 김수영 시인의 시가 우리말을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문턱 낮게 다가가기를 원한다." 368쪽, 민음사, 2만원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