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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5·18 망언' 국회 징계…시간만 끌다 무산되나

등록 2019.03.24 15: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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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심사자문위 한국당 추천 위원 집단 사퇴

'4월5일까지 복귀' 최후 통첩에 "번복은 없다"

내달 자문위 회의 열려도 공정성 논란 불가피

바른미래, 중재안 내놨지만 거대 양당 무응답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회의를 장훈열 위원장이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자유한국당 추천 자문위원인 홍성걸 국민대 교수, 차동언 변호사, 조상규 변호사는 사의를 표해 불참했다. 2019.03.22.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회의를 장훈열 위원장이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자유한국당 추천 자문위원인 홍성걸 국민대 교수, 차동언 변호사, 조상규 변호사는 사의를 표해 불참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3인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징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의원 징계 여부와 수위를 자문하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자문위)가 위원장직 등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추천 자문위원간 갈등으로 멈춰섰기 때문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사퇴 의사를 밝힌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에게 복귀를 압박하고 있으나 이들은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추천 자문위원장은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이 불참하더라도 다음달 5일 무조건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지만 자문의 공정성 등 또다른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이 크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자문위 회의는 자문위원 8명 중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추천 자문위원 5명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인 홍성걸·차동언·조상규 위원은 위촉권자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민주당이 꼼수로 위원장직을 가로챘다'며 사의를 표명하고 회의에 불참했다.

자문위는 관례상 연장자가 위원장을 맡는다. 홍 위원은 지난달 21일까지 임시 위원장을 맡았지만 민주당이 지난 4일 그보다 나이가 많은 장훈열 변호사를 새로 위촉해 순서가 바뀌면서 위원장직을 넘겨줬다.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은 지난 18일 장 위원장 선임에 반발해 회의장을 집단 퇴장한 뒤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은 장 위원장 사퇴를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리특위 민주당 간사인 권미혁 의원은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의 반발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기존 자문위원이 중앙당 윤리심판원 부원장으로 임명돼 사퇴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새 인물을 추천하는 정상적인 과정을 밟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장 위원장은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이 임명권자인 국회의장에게 사의를 밝히지 않은 만큼 28일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들이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홍 의원은 뉴시스와 전화 통화에서 "위촉권자인 나 원내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사퇴를) 번복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장 위원장은 다음달 5일에는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이 불참하더라도 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윤리특위가 다음달 9일까지 5·18 망언 3인방을 포함한 18개 징계안 자문 결과를 송부해달라고 요청한 만큼 마냥 안건 심사를 미룰 수 없다는 취지다. 자문위는 한달 이내에 심사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연장할 수 없다.

하지만 자문위가 한국당을 제외한 가운데 자문 결과를 내놓을 경우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다. 의원 징계를 위해서는 자문위 자문은 물론 윤리특위 징계소위 회부, 윤리특위 전체회의 의결, 본회의 의결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확정된다.

한국당은 특히 장 위원장이 5·18 유공자이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5·18 망언 3인방 심사에서 제척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자문위원이 4명에 불과해 자문위 구성이 불가능하다고도 주장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법 상식에 맞지 않는 위원장을 추천했다. 사건 관련자를 위원장에 추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도 "5·18 폄훼 발언과 관련해 장 위원장은 제척 사유가 있다"며 "18건이 동시에 상정돼 있는데 장 위원장이 참여할 수 없다. 그럼 4명뿐이고 기술적으로 자문위가 구성될 수 없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본인의 이력에 대해 뚜렷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대신 "국회법에는 5·18 유공자는 자문위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자문위 구성을 두고는 "5·18 망언 징계 심사과정에서 제척할 필요가 있다고 자문위원들이 판단한다면 그에 대해서만 자문의견을 내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에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수용 여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장 위원장이 5·18 폄훼 발언 심사시 스스로 회피 하도록 하고, 한국당은 자문위원 3인을 설득해 사퇴 의사를 철회시켜 운영에 협조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도 사퇴 의사 철회에 부정적이다.

윤리특위의 한 관계자는 "독립기구로 자문위를 둔 것은 민간에 객관적인 의견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취지와 달리 추천한 당의 당심을 반영해 책임 전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리특위에 다시 돌아오더라도 각 당의 입장차가 커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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