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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잉, 추락사고를 외국 조종사 미숙 탓으로 돌려"

등록 2019.04.02 17:43:09수정 2019.04.02 17: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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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적 시각으로 해외 조종사 비하

부사장 "美 조종사는 더 잘 훈련받아"

【엘세건도(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5달 간격으로 두 건의 추락사고를 낸 737맥스8기의 제조업체 보잉. 2019.04.02

【엘세건도(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5달 간격으로 두 건의 추락사고를 낸 737맥스8기의 제조업체 보잉. 2019.04.02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보잉사가 자사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미국 외 국가 조종사들의 비행 능력이 미숙한 탓이라고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잉은 5달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추락 사고를 낸 737맥스8기의 제조업체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에 이어 지난3월 10일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 두 건의 사고 기종은 보잉의 신형 737맥스8로 동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두 차례 추락이 발생한 5달 사이 보잉의 내부 반응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의회 증언 및 임원과의 인터뷰 등으로 미뤄볼 때 미국 항공 업계가 안전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이는 종종 해외 조종사를 향한 비하로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롭게 자동화된 비행 조종 시스템이 원인임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인도네시아 사고에서 나타났지만, 업계는 조종사들이 일반적인 비상 대응책에 따르면 작은 고장은 통제할 수 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항공 운송업체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의 CEO(최고경영자) 오스카 무뇨스는 지난 3월 7일 "우리 조종사들은 어떤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일 뒤 에티오피아 항공이 띄운 737맥스8기가 추락하며 인도네시아 사고의 끔찍한 악몽을 재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첫번째 사고 이후 보잉의 최고위급 임원은 "다른 나라 조종사보다 잘 훈련받은 미국 조종사라면 그와 같은 문제에 직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첫번째 사고 이후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보잉 부사장 마이크 시넷은 미국 조종사는 해외 조종사보다 비상 절차를 따르는 데 더 잘 훈련됐다면서 미국 승무원은 비슷한 문제에 부딪히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항공조종사협회(Air Line Pilots Association)에 말했다.

인도네시아 사고 며칠 뒤 보잉과 미 연방항공청(FAA)은 조종사가 훈련받은 대로 비상 수칙에 따른다면 737맥스기는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항공사와 조종사 노동조합도 해당 비행기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고 보증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당국의 예비 보고서가 기체 결함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자 보잉은 유지 보수의 미비함과 조종사의 실수 가능성에 주목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라이온에어의 공동 설립자이자 말레이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인 루스디 키라나는 당시 "보잉의 이같은 대응은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는 적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반박했다.

이르면 이번주 에티오피아 당국은 추락사고에 관한 예비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안에 정통한 인사에 따르면 예비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사고처럼 자동항법장치 MCAS(조종특성향상시스템)의 오작동을 원인으로 꼽을 것으로 보인다. MCAS는 비행기 기수(앞 부분)가 높이 들려 양력(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을 잃고 추락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기수를 자동으로 아래쪽으로 내려주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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