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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을' 경비원들, 의정보고회 강제 동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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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22 19:25:11
7명 밤샘 근무 뒤 퇴근 5시간만에 김동철 의원 보고회 참석
"계약 절대적 권한 자치회장·경비반장 지시 거절 못해" 토로
가족 모임 취소된 경비원 가족, 호소문…재발 방지책 마련을
자치회장 "동창 사이 김 의원 친동생 부탁받고 참여 권유만"
김 의원실 "참석 부탁 불가, 의정활동 반영 취지 성황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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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22일 광주의 한 아파트 경비원 7명이 밤샘 근무를 마치고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 강제 동원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사진은 동원 의혹으로 가족 모임이 취소된 한 경비원 아들이 아파트에 게시한 호소문. 2019.04.22. (사진 = 독자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의 한 아파트 경비원들이 밤샘 근무를 마치고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 강제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동단체는 이를 명백한 갑질 문화로 규정하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22일 광주시 비정규직지원센터(이하 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광산구 한 아파트 경비원 7명 중 일부가 센터 측에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 강제 동원됐다'고 호소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 7명(2교대, 24시간 근무)은 지난 9일 오전 6시~7시 사이 다른 조와 교대한 뒤 같은 날 오후 2시 열린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광산구갑)의 의정보고회에 전원 참석했다.  

당일 휴무였던 경비원들은 퇴근한 지 5시간만에 주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보고회장을 찾았다.

이들 중 일부는 '재계약의 절대적 권한을 갖는 주민자치회장·경비반장의 지시로 보고회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비원은 이 때문에 한 달 전 약속한 가족 모임을 취소했다.

이 경비원 가족은 '아버지는 밥줄이 끊길까봐 참석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아파트에 게시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에 사는 경비원은 2명에 불과했고, 전남에 거주하는 경비원도 마지못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관계자는 "주민자치회장의 말 한 마디에 생존권이 달려있는 경비노동자들은 하루 일당의 품을 팔았다. 자치회장·경비반장은 경비원들의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치회장이 권력을 이용해 경비반장에게 보고회 참여를 독려한 행위는 용역 계약서 내용(경비근무·운용감독 등)과 취업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갑질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정치 행사 동원 문화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치회장은 "동창 사이인 김 의원 친동생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경비회장에게 의정보고회 참석을 권고했다. 시간이 나는 분들에게 참석을 권유했을 뿐 동원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비반장도 "보고회 사흘 전 특정 조원들에게 참여를 제안했다. (경비원들이)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보고회 참석을 강요·부탁할 수 없고, 실제 이 같은 의혹도 처음 들었다. 해당 아파트 주민이 내부 도로 재포장을 요구하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고회를 치렀다. 제안된 민원 30여 개를 향후 의정활동에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여러 성과를 인정·공감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쉬는 경비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확인해보겠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소명 또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센터는 해당 아파트와 계약한 용역업체 소속 경비원들의 권익 보장과 갑질 문화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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