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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관여 의지 드러낸 시진핑…남북미 협상에 마중물? 어깃장?

등록 2019.06.19 18: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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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노동신문에 기고…"北 입장 지지, 새 국면 함께 개척"

정부 의중 담겼다는 靑…남북·북미 후속 대화 마중물에 '기대'

北, 러시아→중국 접점 확대…비핵화 협상 속도 저하 우려도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 당시 후진타오 주석이 마지막으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다. 다음은 중국 국가주석 방북 현황.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 당시 후진타오 주석이 마지막으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다. 다음은 중국 국가주석 방북 현황.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방문을 앞두고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향후 북미간 비핵화 협상 국면에 어떤 영향으로 작용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북한의 입장과 선택을 적극 지지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의 새 국면을 북중이 함께 개척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과 맞물려 적잖은 시사점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19일 북한 노동신문의 기고문을 통해 "중국은 조선(북한) 측이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대화를 통해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의사소통과 대화, 조율·협조를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가 '하노이 노딜'의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시 주석의 방북을 두고 복합적인 시선이 감지된다. 우선 북중 정상회담이 멈춰선 북미 대화의 교착상태를 푸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18일 "(비핵화)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고,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서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차 북중 정상회담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북중 정상의 만남이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 등 후속 대화로 이어졌다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식과도 궤를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과 관련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이자 그에 대한 준비 행위"라며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의 회담은 이어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후속 비핵화 대화의 '신호탄'이라는 점 외에 시 주석의 방북을 사전에 한 중국 정부와 협의를 거쳤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날 중국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는 것과 관련해 "북중 만남에 우리 정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종철 경상대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사실 청와대의 의중이라는 게 한미동맹이 굳건한 상태기 때문에 미국 측과도 조율을 같이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로동신문에 기고를 했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의사소통과 대화, 조율과 협조를 강화하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 주석 이후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다. 2019.06.1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로동신문에 기고를 했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의사소통과 대화, 조율과 협조를 강화하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 주석 이후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다. 2019.06.19.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박 교수는 또 "중국이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월말 방한 때 남북미 3자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도록 중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6월 말 방한을 계기로 남북미 3자 정상이 함께 판문점에서 만나는 방안이 가장 좋을 수 있다"며 종전선언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동안 3자 종전선언에 강력 반대해왔던 시 주석이지만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위해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이러한 일련의 시나리오를 한국과 중국이 긴밀히 협의하고, 관련 내용이 미국과 공유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러시아와 중국을 잇따라 만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여러 나라가 관여할 수록 비핵화 대화 자체가 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26일 북러 정상회담 뒤 "북한의 체제보장에 대한 한미의 메커니즘은 충분치 않다. 북한엔 다자안보체제가 필요하다"며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같은 날 청와대를 찾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연방안보회의(SCR) 서기는 문 대통령에게 '중·러 공동행동계획'을 강조했다.

'쌍중단·쌍궤병행'이라는 중국식 비핵화 해법과 3단계에 따라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는 러시아식 해법의 공통점을 모은 로드맵을 강조한 것은 남북미 3자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비핵화 협상 구도를 바꿔보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당시 "지금 시급한 과제는 북미 대화 재개와 비핵화 촉진이다. 공동행동계획도 미국과 충분히 협의돼야 한다"며 분명하게 거절한 것도 비핵화 협상 틀 확대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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