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LA노숙자 여가수 "천사의 음성"에 80만명 조회,성금'봇물'

등록 2019.10.02 10:13:5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러 출신 50대 바이얼린 연주가

악기잃고 병들어 노래로 연명

【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LA시내 주요거리마다 인도의 노숙자 천막들이 즐비해지면서 시 당국과 주민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시내 중심가의 노숙을 금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가 그러면 노숙자들이 모두 범죄인이 될 수 있다는 반발과 시위에 부닥쳐 좌절당했다.

【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LA시내 주요거리마다 인도의 노숙자 천막들이 즐비해지면서 시 당국과 주민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시내 중심가의 노숙을 금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가 그러면 노숙자들이 모두 범죄인이 될 수 있다는 반발과 시위에 부닥쳐 좌절당했다.

【로스앤젤레스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로스앤젤레스 시내 한인타운 지하철 역에서 노래를 불러 연명하던 한 50대 노숙자 여성이 노래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나가면서 엄청난 찬사와  감동을 불러 일으켜 지원금의 홍수를 맞게 되었다.

 에밀리 자무르카(52)가 가진 것의 전부를 보따리와 손수레에 싣고 시내 한인타운의 지하쳘 역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것을 지난 주에 한 경찰관이 찍어서 로스앤젤레스경찰(LAPD)의 트위터에 올린 것이 계기였다.

그는 노래하는 에밀리의 동영상에 " 400만명이 (주소 없이) LA를 집이라  부른다.  400만명의 사연들.  4백만의 목소리...하지만 여러분도 어떤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여야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목소리일 때에는.."이라고 설명을 붙였다.

이 동영상은 일주일 새 80만명이 보았고 인터넷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 ) 에는 후원금 모금계정이 마련되었다.  성금도 며칠 새 7만달러( 8414만원)나 모금되었다.

자무르카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피아노와 바이얼린을 전공했으며  24세 때 러시아에서 왔고 미주리주와 워싱턴 주에서 주로 피아노 레슨을 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38세인 2005년에  간과 췌장에 이상이 생겨 입원하는 바람에 결국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글렌데일에서 음악을 가르치며 거리에서 바이얼린 연주로 부족한 비용을 충당했다.

하지만 몇 해 전에 수천 달러의 고가품인 바이얼린이 날치기 당하는 과정에서 부서졌다.  자무르카는 KNBC-TV와의 인터뷰에서 "그 바이얼린은 내 수입원이었고 나의 모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결국 전자바이얼린을 연주하게 되었는데 어느날 누가 버스에서 그녀를 밀쳐 떨어뜨려서 손목이 부러지고 월세를 못내서 셋집에서도 쫒겨났다.

 고정적 돈벌이를 못하면 곧 노숙자가 될 수 있는 미국의 전형적인 노숙자 길을 거친 이 50대 여성은 "그 때부터는 공원에서 마분지 상자를 깔고 잠을 잤다.  동정해주는 사람도 있기는 했지만 아무에게도 짐이 되기 싫어서 잘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잤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금이 월 400달러에 불과해 생계를 위해 바이얼린 대신에 노래를 불러야 했다. 성악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러시아에서 어릴 때 유명 오페라 가수들을 흉내내는 모창을  즐겨 했었고 지하철 터널공간을 울리는 음향효과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노래를 했다고 그는 말했다.

 자무르카는 한 방송에서 "내가 왜 지하철에서만 노래한 줄 아세요?  그 곳의 음의 울림이 음향학적으로 아주 훌륭하기 때문이예요"라고  말했다.  이후 수많은 공짜 바이얼린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원래 갖고 있던 것만큼 제대로 된 바이얼린을 연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곧 고펀드미에는 그녀의 새 악기를 사주기위한 모금 사이트도 생겨났다. 그리고 노래하는 동영상이 더욱 퍼져나가자 장기거주할 수 있는 방을 마련해주려는 움직임도 시작되었다.

 LA시의회의 조 버스카이노 의원 사무실은 지난 주 토요일 이탈리아계 이민들의 지역인 산페드로에서 열린 '리틀 이탈리아" 행사에 자무르카를 초청해서 노래의 출연료를 지급했다.  또 많은 시민들이 일부러  지하철역으로 가서 함께 사진을 찍거나 위로의 말을 나누고 있다.

 자무르카는 이렇게 널리 알려지고 도움을 받게 된 것이 꿈만 같다며 "기적"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