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북미 입장차 확인했지만…스톡홀름 대화 모멘텀 이어나갈듯

등록 2019.10.06 15:56:4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스톡홀름 실무협상 후 각각 입장 발표

北 "협상 결렬에 불쾌"…美 "좋은 논의"

입장 차이 확인했지만 대화 문 열어둬

北입장 토대로 韓美 간 진전 방안 모색

'2주 이내 재협상'에 北 반응할지 관심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북미가 하노이 결렬 이후 처음으로 실무팀 간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입장차를 재확인했지만 향후 대화를 계속할 용의를 밝히고 있어 협상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의 컨퍼런스 시설인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에서 김명길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수석대표로 한 실무협상을 열었다. 이에 앞서 4일에는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부차관보와 권정근 전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예비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양측이 실무협상 후 발표한 입장을 보면, 이번 실무협상에서도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입장 차이는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협상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와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장외에서 책임 공방만 주고받았던 북미가 공식 협상테이블에 앉은 것은 의미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협상을 통해 파악한 북한의 입장을 토대로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이번 회담을 주최한 스웨덴측이 '2주 이내 추가 협상'을 제안하면서 북한이 이를 수락할지도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북측이 선제적으로 취했던 신뢰조치에 대한 미측의 상응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성명에서 ICBM 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군 유해 송환을 언급하며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 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완화를 거론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사는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이후에만도 미국은 열다섯 차례에 걸쳐 우리를 겨냥한 제재 조치들을 발동하고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마저 하나둘 재개했으며 조선반도 주변에 첨단 전쟁 장비들을 끌어들여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공공연히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며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미측은 이와 달리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미국과 북한은 70년 간 걸쳐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토요일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추가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은 협상에서 '포괄적인' 비핵화 합의의 필요성을 견지하면서도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에 대해 유연한 접근법을 시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와 관련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4개의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게 할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고 밝혔다. 북미는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보장 ▲한반도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을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양쪽 모두의 많은 관심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집중적인 관여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관한 양측의 접근을 맞춰나가기 위해서는 실무협상이라는 틀을 갖고 밀도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스웨덴 측의 2주 이내 재협상 제안에 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김 대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면서도 "대화 재개의 불씨를 되살리는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혀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면담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19.08.22.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월2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면담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외교부는 이번 협상과 관련해 "당장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의 양측 입장을 바탕으로 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미 협상팀 간에는 이번 협상 전후로 시차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한미간 준비해 온 계획대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미는 실무협상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를 조만간 개최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가 조만간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