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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신화'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퇴임…43년 가전 외길 마침표

등록 2019.11.28 17: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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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고 졸업 후 LG전자 전신 금성사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CEO까지

43년 LG전자 근무하며 가전사업 외길인생

LG전자 가전 세계적 브랜드로 끌어올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미완의 과제

【서울=뉴시스】전자 대표이사 CEO 조성진 부회장. 2019.01.10. (사진=LG전자 제공)

【서울=뉴시스】전자 대표이사 CEO 조성진 부회장. 2019.01.10. (사진=LG전자 제공)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고졸 신화'로 불리는 조성진(63) LG전자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LG그룹은 28일 LG전자·화학·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56)이 CEO를 맡으면서 조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 부회장은 LG전자에서만 43년을 근무하며 가전사업 외길인생을 걸었다. 고졸 출신으로 실력 하나로 CEO까지 올라 '고졸 신화', '샐러리맨의 우상'으로 불린다.

충남 대천 출신으로 가업인 도자기 제조업을 맡으라는 부친의 권유에도 용산공고 기계과에 진학, 졸업 후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했다.

세탁기 전기설계실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세탁기 설계실장과 연구실장, 세탁기사업부장을 거치며 세탁기 한 분야에 집중해, '세탁기 장인'으로도 통한다.

2005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 2013년 LG전자 HA(가전) 사업본부장(사장)에 올랐다. 2016년 말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2017년 LG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가전사업뿐 아니라 TV와 스마트폰 등 사업 전반을 책임져왔다.

그는 부회장 취임 후 세탁기와 냉장고 등 기존 가전 뿐만 아니라 의류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3인방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LG전자 가전을 글로벌 브랜드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부회장의 취임 후 LG전자는 외형과 수익성에서 크게 성장했다. 연결기준 LG전자의 2017년 매출은 61조3960억원, 영업이익 2조4680억원이었으며, 이어 2018년에도 매출 61조3410억 원, 영업이익 2조7030억원을 기록했다. 조 부회장 취임 직전인 2016년에는 매출 55조3670억원, 영업이익 1조3370억원이었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MC사업) 부진은 계속되고 있어 조 부회장의 미완의 과제로 남게됐다. LG전자 MC사업의 영업손실은 2016년 1조2180억원이었나, 2017년 7360억원, 2018년 7900억원을 기록했다. 조 부회장의 취임 전후로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폭은 다소 줄었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전망이다.

당초 그룹 안팎에서는 연말 임원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부회장단 전원이 유임될 것이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인 LG전자, LG화학 등이 경쟁사와 소송을 진행 중인데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검증된 인물을 계속 기용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조 부회장의 임기도 오는 2021년 3월로 1년가량 남은 상황이라 유임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임원 인사를 앞두고 조 부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만류에도 세대교체를 이유로 사임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LG전자 조성진(왼쪽) 부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LG전자 새 CEO에 선임된 권봉석 사장을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2019.11.28.(사진=LG전자 제공)

[서울=뉴시스] LG전자 조성진(왼쪽) 부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LG전자 새 CEO에 선임된 권봉석 사장을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2019.11.28.(사진=LG전자 제공)


조 부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트위타워 집무실에서 LG전자 새 CEO에 선임된 권 사장을 만나 축하인사를 건넸다. 조 부회장은 자신의 퇴임에 대해 "한 회사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을 다닌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며 "은퇴조차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젊음을 포함해 모든 것을 LG전자와 함께 했기에 후회나 부끄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된 수익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더 튼튼하고 안정된 회사, 미래가 좀 더 담보된 회사로 만들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부회장은 "LG전자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새 CEO인 권봉석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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