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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마트에서 산 카드 열자 "우린 中 재소자, 도와달라" 글귀

등록 2019.12.23 15: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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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소녀가 산 카드서 "강제로 일하고 있다"

해당 카드 판매한 테스코, 즉시 판매 중단

[런던=AP/뉴시스]영국의 6세 소녀 플로렌스 위디콤이 구매한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중국 내 외국인 재소자들이 강제 노역을 폭로하는 글귀가 써있었다고 22일(현지시간) BBC,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카드를 판매한 유통업체 테스코는 해당 카드들을 전면 판매 중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문제가 된 카드를 든 위디콤의 모습. 2019.12.23.

[런던=AP/뉴시스]영국의 6세 소녀 플로렌스 위디콤이 구매한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중국 내 외국인 재소자들이 강제 노역을 폭로하는 글귀가 써있었다고 22일(현지시간) BBC,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카드를 판매한 유통업체 테스코는 해당 카드들을 전면 판매 중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문제가 된 카드를 든 위디콤의 모습. 2019.12.23.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가 중국 내 외국인 재소자의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크리스마스 카드의 판매를 중단했다.

22일(현지시간) BBC,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6세 소녀 플로렌스 위디콤은 테스코에서 산 자선 크리스마스 카드를 개봉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산타 모자를 쓴 고양이가 그려진 카드는 새 것이 아니었다. 카드에는 "우리는 중국 상하이 칭푸 교도소의 외국인 재소자들이다. 우리의 의지에 반해서 강제로 일하고 있다"며 "인권단체에 알려서 우리를 도와달라"고 쓰여있었다.

아울러 메시지를 발견한 사람은 피터 험프리와 접촉해달라고 적혀있었다. 영국 기자 출신인 험프리는 컨설팅사를 세워 중국 기업을 조사하는 탐정 일을 하다가 2013~2015년 상하이 교도소에 감금된 적이 있다. 그는 마지막 9개월을 칭푸 교도소에서 보냈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이건 아마 여전히 복역하고 있는 내 교도소 동료들이 쓴 것 같다. 집단으로 만들어진 게 확실하다"며 "이 대문자는 한 사람의 글씨체이며, 누구인지 알 것 같지만 절대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외국인 수용 구역에는 250명의 재소자가 있으며 재소자들은 "매우 황량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는 "외국인 재소자들은 매트리스 두께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녹슨 철제 2단 침대에서 잔다"며 "겨울에는 극도로 춥고 난방도 되지 않는다.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다. 매우 덥다"고 설명했다.

그가 수감됐던 때에는 비누나 치약 등을 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노동 활동을 했지만, 이제는 의무화됐다고 한다.

그는 "내가 거기에서 알게 된 모든 사람들이 매우 석연치 않은 이유로 그곳에 있었다"며 "내 생각에 불법 수감이나 근거 없는 판결의 희생자로 보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권 보호가 취약한 국가의 공급업체로부터 대형 유통업체가 저가 제품을 구매할 때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카드는 한 상자에 1.5파운드였다.

테스코 대변인은 "이번 일에 충격받았다. 이 카드들이 생산되는 공장에서 즉시 생산을 중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테스코는 공급업체가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지 종합적인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교도소 노동력의 사용에 반대하며 교도소 인력을 투입하는 생산 공장을 공급업체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공장을 지난달 점검했을 때 재소자 노동을 금지하는 테스코의 규정을 위반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벤 위디콤은 처음에는 메시지를 "믿을 수 없었고 장난이라고 생각했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꽤 심각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충격받았지만 글을 쓴 사람이 부탁한 대로 험프리에게 메시지를 넘겨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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