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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이냐 유화냐"…美대북정책 놓고 엇갈리는 훈수

등록 2020.01.02 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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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압박 2.0 필요" 주장에…"北, 예술처럼 제재 회피"

볼턴 군사훈련 재개론에도 "터무니없는 조언" 반박 나와

카지아니스 "장기적 신뢰를…비핵화 불가시 군축협상"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지난 12월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일차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참석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지난 12월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일차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참석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북한이 사실상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향방을 두고 전문가들의 조언이 엇갈리고 있다. '최대압박' 등 강경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워싱턴 기반 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속 해외·국방정책 전문가인 니컬러스 에버스탯은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게재 기고문을 통해 북한을 상대로 한 '최대압박 2.0' 조치를 주문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미국의 유일한 선택지는 김정은 정권의 역량이 더 확장되기 전에 망치를 내려치는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 이래 공식적인 제재 대상 숫자는 곤두박질쳤다. 우리는 시급히 잃어버린 시간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 외교정책단체 '디펜스프라이오리티스' 소속 대니얼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트위터에 에버스탯 기고문을 공유한 뒤 "어떻게 이런 게 미국 주요 언론에 게재되나"라고 혹평했다.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이어 "이 자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하나도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은 예술 행위처럼 제재를 회피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돈줄을 따라가 수도꼭지를 끊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건 '벨트웨이(beltway·워싱턴에서의 편협한 사고방식)'가 사랑하는 진부한 권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레그 브레젠스키 조지워싱턴대 역사·국제학 교수도 "한국말을 못하는 에버스탯은 수 년 동안 북한이 붕괴하리라고 잘못 예측해왔다"며 "지금 그는 우리가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리라고 주장한다. 역사가 그가 또다시 틀렸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센터(CNI) 한국담당국장은 폭스뉴스 기고문을 통해 "제재 완화의 대가로 전면 비핵화를 요구하는 건 정책이 아니라 재앙의 레시피"라며 "단지 김 위원장이 보다 크고 많은 핵무기를 만들도록 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경제적 압박 외에 무력시위 등을 통한 압박 방안도 거론됐다. 트럼프 행정부 대표적 매파였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한국에서 취소하거나 축소한 군사훈련 모두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그러나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볼턴이 트위터, 신문, 전파를 통해 토해내는 터무니없는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며 "볼턴에겐 해결책이 없다. 있다면 많은 폭격과 북한의 필연적인 대포, 서울의 미사일 세례, 최소 수만명의 한국인과 미국인 사망, 그리고 핵을 주고받을 가능성"이라고 반박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은 판도라의 상자"라며 "만약 이를 무력으로 연다면 최소한 '미니 아마겟돈'을 촉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행정부는 최소한 중단기적으로는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꺼린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카드를 펼쳐놓고 북한이 왜 계속해서 미사일을 실험하고 구축하는지, 왜 핵무기 포기를 거부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북한의 핵기술 이전을 막되 동시에 대화 의지를 계속 피력하고, 종전선언,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으로 시작해 장기적인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면서도 "결국 트럼프 대통령 또는 미래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고통스러운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며 "그 날이 온다면 우리의 대비책은 군축합의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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