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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 첫날 초교 가보니…보내도 안보내도 '불편'(종합)

등록 2020.03.02 14:41:06수정 2020.03.02 14: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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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학생수 53명 중 10여 명만 학교에 나와

맞벌이 부부들 고민끝에 휴직하거나 부모집에 보내

"어쩔 수없이 보내는 경우 감안, 학급당 10명 이내로"

[고양=뉴시스]김선웅 기자 =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긴급돌봄교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급 학교가 연기된 가운데 부모의 맞벌이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일부터 운영된다. 2020.03.02. mangusta@newsis.com

[고양=뉴시스]김선웅 기자 =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긴급돌봄교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급 학교가 연기된 가운데 부모의 맞벌이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일부터 운영된다. 2020.03.02. [email protected]

[고양=뉴시스] 이경환 기자 = "돌봄교실 신청은 했지만 불안한 마음도 들고 오후 2시까지만 운영한다는 말에 회사를 휴직하고 아이도 학교에 안보냈어요."

"돌봄교실에 어쩔 수 없이 애를 보내면서도 마음이 씁쓸해 뒤돌아 눈물을 흘렸네요."

2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 앞은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이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고사리 같은 한 손에는 도시락 가방도 들려 있었다.

당초 이 학교 돌봄교실에 신청한 학생 수는 올해 입학생 등 53명이었다.

등교시간을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부모들의 출근시간을 넘긴 오전 9시30분께 교실에는 10여명의 학생들만 왔다. 이날 현재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은 입실하기 전 학교 측이 마련한 손소독제로 손을 닦고 체온을 잰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최대 운영시간인 오후 5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당초 신청했던 학생 수보다 적게 왔다"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서 보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6일까지 올해 입학생까지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운영시간은 권고사항으로 각 학교 상황에 따라 오후 2~5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주변 다른 학교는 오후 2시30분까지 운영하기도 했다. 학교 측이 급식을 제공할 수 없어 간식이나 도시락은 따로 준비해야 한다.

이들 학교는 그림 그리기나 줄넘기, 독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고양=뉴시스]김선웅 기자 =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체온을 측정하며 긴급돌봄교실로 향하고 있다. 긴급돌봄교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급 학교가 연기된 가운데 부모의 맞벌이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일부터 운영된다. 2020.03.02. mangusta@newsis.com

[고양=뉴시스]김선웅 기자 =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체온을 측정하며 긴급돌봄교실로 향하고 있다. 긴급돌봄교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급 학교가 연기된 가운데 부모의 맞벌이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일부터 운영된다. 2020.03.02. [email protected]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을 9일로 연기함에 따라 맞벌이 가정 등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가정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돌봄 지원계획을 발표했지만 경기도 내 신청률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긴급돌봄 신청을 받은 결과 초등학생 76만7514명 중 1만2241명(1.6%), 유치원생 17만692명 중 14.5%(2만4677명)만이 돌봄교실에 참여하겠다고 조사됐다.

전국 초등학생 1.8% 보다도 참여율이 저조했다. 특히 이 학교처럼 신청을 하고도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 실제 참여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교육청은 예측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둔 이해진(37·여)씨는 "정부의 취지는 좋지만 교실 안에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도 불안하고 어차피 퇴근시간과 하교시간을 맞출 수 없어 어렵게 휴직을 결정했다"며 "주변에 휴직을 하지 못하게 된 부모들은 부모님 댁에 맡기거나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보낸다며 한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휴직을 내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부모들도 있지만 여건 상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더욱 애가 탄다.

덕양구의 한 초등학교로 보낸 A씨는 "회사 여건 상 쉴 수도 없고 부모님도 거리가 먼 곳에 살아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학교로 보내면서도 마음이 불편해 뒤돌아 눈물을 흘렸다"며 "야근이라도 하게 될까봐 노심초사한데 개학이 더 연기된다면 정부가 나서 부모 중 한명은 휴가가 가능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교실은 감염증 특성을 고려해 학급당 10명 내외로 배치할 계획”이라며 “신입생의 경우는 경험이 풍부한 교직원을 배치해 더욱 세심한 돌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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