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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소비에 도움 안 돼…산유국은 최악의 고통" FT

등록 2020.03.11 1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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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 저유가, 소비 촉진 효과 無

30달러대 유가로는 산유국 균형 예산 어려워

현 수준 가격 이어지면 美 셰일 업체도 위험

【텍사스=AP/뉴시스】지난해 6월11일(현지시간) 미국 셰일오일 생산 중심지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유전에서 펌프잭이 가동 중인 모습. 2020.03.11.

【텍사스=AP/뉴시스】지난해 6월11일(현지시간) 미국 셰일오일 생산 중심지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유전에서 펌프잭이 가동 중인 모습. 2020.03.11.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현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데 주목했다. 평시라면 낮은 유가는 소비자 수요와 비석유 부문 투자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이다. 소비자들이 저유가 횡재를 맞아 소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은 거의 없다고 FT는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여행, 관광 산업 침체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10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대규모 공급 과잉과 상당한 수요 충격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우리가 오늘날 목격하고 있는 상황은 전례가 없는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제학자들은 유가 하락이 3가지 측면에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주리라고 분석했다.

석유 관련 부문과 산유국의 자본 지출이 타격을 받는다. 또 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한 에너지 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 압박이 커진다. 단기간에 소비가 늘지 않으리라는 점도 문제다.

주요 산유국들은 최악의 고통을 맞게 된다고 FT는 전했다. 30~40달러 수준의 유가로는 산유국 정부가 균형 예산을 운용하면서 지출 계획에 자금을 대기 어렵다.

비롤은 트위터에서 "지속적인 저유가는 교육, 건강, 공공 부문 고용 등 필수 분야에 대한 자금 조달을 거의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로드는 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 신흥국도 거의 이익을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저유가는 전 세계적으로 위험 기피와 차입 비용 상승을 동반해서다.

미국 입장에서도 반길 일은 아니다. 과거 선거가 치러지는 해 유가가 하락하면 현직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됐지만, 현수준의 가격이 이어지면 많은 미 셰일 업체가 파산할 위험이 있다.

다만,산유국 연합체가 감산에 합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10일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23달러(10.4%) 오른 34.3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2.86달러(8.32%) 뛴 37.22달러를 나타냈다.

앞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국과 비가입국인 OPEC+가 감산 규모를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이후 사우디는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고 국제유가는 9일1990년대 걸프전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이날 산유국 간 감산 합의가 완전히 결렬된 게 아니라면서도 증산을 시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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