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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필름]봉준호·자오 이어 하마구치?…오스카 또 아시아로 향하나

등록 2022.01.13 05:00:00수정 2022.02.16 1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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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드라이브 마이 카'

올해 오스카 유력 작품상 후보 급부상

재작년 봉준호, 작년 중국 자오 받아

캠피언 '파워 오브 도그'와 경쟁 치열

할리우드 다양성 확대 흐름 영향 주나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클로이 자오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클로이 자오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한국, 중국 그 다음은 일본일까. 오는 3월 말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작품상이 어떤 영화로 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번 94회 시상식에서도 아시아 감독의 영화가 작품상을 차지할 확률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아카데미는 2020년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오스카를 줬고, 지난해엔 중국 감독인 클로이 자오가 만든 '노매드랜드'를 선택했다. 올해는 일본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44)의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가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아카데미 작품상으로 가는 길을 안정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후 로스앤젤레스평론가협회상 작품상, 뉴욕평론가협회상 작품상 등을 연이어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전미평론가협회상에서도 작품상을 차지했다. 미국 3대 비평 협회인 이 3곳에서 모두 작품상을 받은 영화는 '드라이브 마이 카'가 역대 6번째이고,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로는 최초였다.

현지 언론은 이같은 행보를 언급하며 '드라이브 마이 카'를 유력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영화가 앞서 오스카를 들어올린 '기생충' '노매드랜드'와 유사한 수상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고 짚으며, 작품상에 상당히 접근해 있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두 영화도 전미평론가협회상 등에서 작품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연예매체 콜리더는 "'기생충'의 역사적인 수상은 '드라이브 마이 카'가 작품상을 받는 데 선례가 될 것"이라고 헸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지난 9일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는 점도 '기생충'과 똑같다.
[클로즈업 필름]봉준호·자오 이어 하마구치?…오스카 또 아시아로 향하나


최근 아카데미가 다양성을 보다 더 강조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도 '드라이브 마이 카'의 수상에 힘이 실리는 요소다. 지난 10년 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를 만든 감독 10명 중 4명(스티브 맥퀸, 배리 젱킨스, 봉준호, 클로이 자오)이 유색 인종이었다. 그보다 앞서 10년 간 작품상 영화의 감독 10명 중 유색 인종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여기에 올해 골든 글로브가 인종 차별 등 문제로 파행을 겪었던 것까지 고려하면 아카데미 회원들의 마음이 '드라이브 마이 카'로 급격히 기울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드라이브 마이 카'가 오스카를 차지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뛰어난 영화라는 데는 전 세계 영화계가 동의하는 부분이다. 아내를 잃은 연극 배우와 그의 차를 운전하는 기사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소설과 연극 그리고 영화를 혼합하는 형식적인 면 뿐만 아니라 삶의 진실에 관해 얘기하는 메시지 역시 깊이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니시지마 히데토시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 역시 극찬받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섬세하고 절제된, 압도적인 연출력"이라고 평했고, 봉준호 감독은 "하마구치 감독이 거장의 영역에 있다는 걸 증명한 작품"이라고 추어올렸다. 이에 하마구치 감독은 '침체에 빠진 일본 영화를 되살렸다' '일본영화의 최전선' 같은 상찬을 받고 있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가장 큰 경쟁작은 '파워 오브 도그'다. 1993년 '피아노'로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제인 캠피언 감독이 2009년 '브라이트 스타' 이후 12년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서부영화 장르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 영화계의 찬사를 이끌어낸 작품이다. '파워 오브 도그'는 각종 시상식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 등과 작품상을 나눠가지고 있다. 가장 최근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받아내며 오스카로 가는 길을 밝힌 상태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 상당수는 "'드라이브 마이 카' 훌륭한 작품인 데는 이견이 없지만, 오스카에서만큼은 '파워 오브 도그'가 한 발 앞서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27일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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