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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리스크 여전…유가·기업활동 전방위 타격 우려

등록 2022.02.17 01:11:00수정 2022.02.17 08: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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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스노다르=AP/뉴시스] 막서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남쪽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의 공군기지에 러시아의 신형 Su-34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2022.02.15.

[크라스노다르=AP/뉴시스] 막서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남쪽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의 공군기지에 러시아의 신형 Su-34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2022.02.15.


[서울=뉴시스] 산업부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공포에 국내 기업들이 이에 따른 여파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국제 유가 상승, 공급망 위축 등의 삼중고로 국내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쟁이 발발하면 에너지 가격이 폭등 뿐 아니라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에 따른 파급 타격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금지를 발령했고, 현지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한국타이어 등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당장 직접적 피해를 입지는 않겠지만,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 일부 철군 소식에 국제유가 급락

러시아가 국경지대 병력들을 일부 철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우크라 리스크 여전…유가·기업활동 전방위 타격 우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3.39달러(3.55%) 하락한 배럴당 92.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전일보다 3.20달러(3.32%) 하락한 93.28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병력 철수로 다소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들여오는 석탄과 광물 등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는 러시아로부터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을, 그리고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립톤, 제논 등 광물과 곡물류를 공급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유연탄·무연탄 수입 중 러시아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16%, 41%에 이른다.

삼성·LG 국내 기업, 우크라이나 현지 인력 철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자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도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철수에 나섰다.

[모스크바=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용차량이 벨라루스에서 열리는 러시아-벨라루스 합동군사훈련 참가를 위해 철도로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다음 달 열리는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병력을 벨라루스로 파견했다. 2022.01.25.

[모스크바=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용차량이 벨라루스에서 열리는 러시아-벨라루스 합동군사훈련 참가를 위해 철도로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다음 달 열리는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병력을 벨라루스로 파견했다. 2022.01.25.



현지 판매 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주재원 가족들을 먼저 귀환 조치한 데 이어 현지에 남겨둔 직원들도 귀국 등 철수 조치를 완료했다. 일부는 해외 다른 지역에 임시 재배치되거나 한국으로의 이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외교부 여행금지 발령 조치에 따라 철수를 결정했다"면서 "현지에서 출국이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한 상태다. 만약 여행경보 4단계 발령에도 현지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도 우크라이나 대사관 안내에 따라 직원 철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에 법인, 지사를 두고 있는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타이어, 에코비스,오스템임플란트 등이다.

우크라·러시아 진출기업 타격…공급망 충격도 우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러시아, 우크라이나 교역 규모는 각각 273억달러, 9억 달러로 전체의 2.2%, 0.8%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원유·가스·광물 등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 무역의존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장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사업을 벌여온 기업들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당장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지 판매 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주재원 가족들을 먼저 귀환 조치한 데 이어 현지에 남겨둔 직원들도 귀국 등 철수 조치를 완료했다.

현지에서 사업을 벌여온 상사업계 역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인터는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 연간 250만t 규모의 곡물수출터미널을 운영, 유럽연합(EU)과 중동·북아프리카 및 아시아 지역에 옥수수·밀 등을 판매해왔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우크라이나에서 상용차 판매와 고속철 사업 등을 추진해왔으며, 현대로템과 함께 20조원대의 우크라이나 고속철 사업 참여를 타진해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여해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한 후 주재원 8명과 가족 9명이 모두 임시대피한 상황"이라며 "인접국가인 터키로 가거나 서울로 들어온 인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역시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의 강도높은 경제제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가전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LG전자도 모스크바 외곽에 TV와 세탁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양사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가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러시아와 주변국에서 4조원대 매출을 거뒀다.

현대차 역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운영, 연간 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러시아와 인접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국경지역과는 거리가 멀어 물리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수출이 막히고 현지판매가 위축돼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충돌이 현실화하며 환율·에너지 가격이 요동치고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경우 국내 산업계는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네온·팔라듐 등 희귀 소재를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가스·광물 등 공급망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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