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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7차 핵실험 감행 우려…2017년 태평양 실험 언급

등록 2022.03.08 12:55:35수정 2022.03.08 16: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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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풍계리 위성사진서 시설 복원 포착

'17년 9월3일 이후 첫 핵실험 가능성

단거리 미사일 핵 장착 위한 실험 유력

'17년 北 외무상 태평양상 핵실험 거론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사진은 4번 갱도 폭파 전 내부모습. 4번갱도는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은 갱도로 가장 큰 규모의 핵실험을 위해 건설했다. 북한은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3개 갱도와 지휘소 시설 등을 폭파했다. 2018.05.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사진은 4번 갱도 폭파 전 내부모습. 4번갱도는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은 갱도로 가장 큰 규모의 핵실험을 위해 건설했다. 북한은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3개 갱도와 지휘소 시설 등을 폭파했다. 2018.05.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2018년 폭파했다고 선전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 건물이 건축되는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는 전날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에는 빈 공터였던 공간에 이달 4일에는 건축용 목재와 톱밥 등이 쌓여있었다.

또 핵 시설 내 기존 건물이 있던 자리에 새 건물이 들어섰다. 건물 보수를 위해 목재를 쌓아둔 모습도 확인됐다.

폭발 파괴 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가디언 캡쳐>

폭발 파괴 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가디언 캡쳐>

풍계리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번에 걸쳐 핵실험이 이뤄진 장소다. 북한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5월24일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폭파했다. 그랬던 풍계리에서 시설 복원 정황이 나타나면서 북한이 2017년 9월3일 6차 핵실험 후 약 4년6개월만에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는 어떤 형태가 될까.

위성사진을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이날 "북한이 만일 핵 실험을 재개한다면 폭발력 100㏏ 이상 대형 수소폭탄에 대한 자신감을 더 높이거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위한 새로운 전술핵무기를 검증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북한이 새로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극초음속활공체(HGV) 등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실험할 것이라는 게 양 위원의 전망이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북한 군인이 2번 갱도 앞을 지키고 있다. 2018.05.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북한 군인이 2번 갱도 앞을 지키고 있다. 2018.05.25. [email protected]

다만 7차 핵실험은 풍계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2017년 태평양상 수소탄 실험을 언급한 바 있다.

2017년 9월21일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은 숙소 앞에서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며 태평양상 핵실험을 시사했다.

이후 북한이 2018년 북미 협상에 나서면서 태평양상 핵실험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핵실험이 재개된다면 태평양 실험이 북한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뒤 발사해 이를 태평양상에서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은 2017년 당시 '6차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 평가와 북핵능력 전망' 논문에서 "태평양상 역대급 핵실험의 가능성은 수소탄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대신에 5차까지 실험한 표준형 핵탄두(증폭핵분열탄)를 미사일에 탑재해 태평양상에서 핵실험을 시도할 정도의 기술력은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므로 위력이 높지 않은 핵폭발을 태평양에서 구현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뉴욕(미국)=AP/뉴시스】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세계는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7.09.26. photo@newsis.com

【뉴욕(미국)=AP/뉴시스】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세계는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7.09.26. [email protected]



북한이 지난 1월부터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거듭 발사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 화성-12형은 북한이 태평양상 핵실험을 할 경우 활용될 미사일로 거론됐던 미사일이다.

이상민 위원은 "화성-12형의 제원이나 북한의 성명 등을 종합해보면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을 당장 구현하는 데는 화성-12형이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와이나 괌에 대한 포위사격 능력은 이미 화성-12형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북한이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핵실험을 하겠다는 것은 미 본토에 대한 공격능력을 보여줄 차례라는 점을 암시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만일 태평양상에서의 핵실험이 성공할 경우 이것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될 수도 있다"며 "북한이 화성-14형이나 15형처럼 태평양 한복판까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사용해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면 미 본토에 대한 공격능력도 간접적이나마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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