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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오프 예능 전성시대…자가복제 비판은 숙제

등록 2022.04.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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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슬기로운 산촌생활'·'내 딸 하자'·'사랑의 콜센타'·'돌싱글즈 외전' 포스터. 2022.04.29. (사진=tvN, MBN, TV조선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슬기로운 산촌생활'·'내 딸 하자'·'사랑의 콜센타'·'돌싱글즈 외전' 포스터. 2022.04.29. (사진=tvN, MBN, TV조선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해 기자 = '스핀오프'(spin-off·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돼 나온 작품)는 이제 하나의 예능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프로그램 포맷도 원천 IP(지식재산권)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방송과 출연자 인기에 편승해 고민 없이 신규 스핀오프 예능을 선보이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 드라마 세계관을 그대로 옮겨온 예능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tvN '슬기로운 산촌생활' '해치지 않아' '산꾼도시여자들'은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펜트하우스' '술꾼도시여자들' 배우들의 일상을 담았다.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순위권 출연자들을 모은 예능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JTBC '유명가수전'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내 딸 하자' '국가수' 등이 그 예다.

연애 예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커플의 뒷이야기를 그린 MBN '돌싱글즈' 외전이 방송됐다. SBS PLUS, NQQ '나는 솔로'도 스핀오프를 선보였다. 출연자 연령, 주제를 바꿔 다양한 시청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Mnet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고등학생 버전 '스트릿 걸스 파이터'를 선보였고,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이 우리 역사 예능 '벌거벗은 한국사'를 새롭게 만들었다.

우후죽순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늘어났지만 특색 있거나 차별화에 성공한 프로그램은 손에 꼽는다. 특히 TV조선은 트로트 가수들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파생 예능을 선보였으나 자가복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미스트롯2' 출연자들이 의기투합한 '내 딸 하자'는 '사랑의 콜센타'의 성별 반전에 지나지 않았다. '아내의 맛'이 조작 논란으로 종영하자 급하게 선보인 '화요청백전'도 다른 프로그램에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미스트롯2' 출연진의 러브라인에 집중해 '노래 대결'이라는 기존의 기획 의도까지 잃은 듯한 모양새였다.

프로그램만의 색깔이 희미한 것과는 별개로 시청률 면에서는 성공을 거뒀다. '미스터트롯'과 '미스트롯2'가 최고 시청률 30%대를 돌파하며 파생 예능 역시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 '사랑의 콜센타'는 최고 시청률 23.1%(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새로운 기획이나 독특한 컨셉 없이 그저 인기 트로트 가수들의 출연만으로 일정 부분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TV조선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싶지 않았지만 '미스터트롯' 톱6와 TV조선의 계약이 끝나면서 '사랑의 콜센타'는 종영할 수 밖에 없었다. '내 딸 하자'는 '화요일은 밤이 좋아'로 새단장해 돌아왔다. '내일은 국민가수' 출연자들은 '국가수'에 출연 중이다. '국가가 부른다'는 가수들이 노래 민원을 해결한다는 '사랑의 콜센타' 콘셉트를 차용했다. '화요일은 밤이 좋아'와 '국가가 부른다'는 6%대, '국가수'는 3%대 시청률을 유지 중이지만 1~2%대 예능이 즐비한 상황에서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기존 포맷으로 출연자와 콘셉트만 살짝 바꿔 스핀오프 예능을 론칭하는 것은 안전한 선택이다. 이미 높은 인기에 새 출연자의 화제성까지 얻을 수 있다. 장점이 많아 여러 프로그램 생겨나고 있지만 막상 장수 예능은 없다. 드라마 스핀오프 예능의 경우 후일담이나 일회성 이벤트 느낌이 강하다고는 하나 정규 론칭한 예능조차 수명이 짧다. 그나마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건 안일한 답습이 아닌 나름의 숙고를 거쳐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유명가수전'은 단순히 서바이벌 출연자 활용을 넘어 '배움'과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더했다. 보통 오디션이 매운맛, 스핀오프가 순한맛인데 '싱어게인2'과 '유명가수전-배틀어게인'은 정반대 포지션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외에도 '놀라운 토요일'과 '신서유기'는 티빙으로 플랫폼을 바꿔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신서유기 스프링 캠프'를 선보였다. 같은 방송사, 비슷한 시간대, 같은 출연자 반복으로 피로감을 유발한 TV조선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사는 프로그램이 잘 되면 당연히 스핀오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디션과 서바이벌은 특히 제작비가 많이 든다. 출연자 팬이 생기면 시청률도 보장되고 협찬, 광고가 많이 붙어 제작할 때 들어간 비용을 바로 회수할 수 있다"며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은 광고주들도 꺼린다. 방송 후 시청률과 화제성을 고려해 광고를 넣는다. 기존 프로그램이 대박나도 막상 수혜는 스핀오프가 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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