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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 포기한 방시혁에 "이길 수 있는데 왜?"

등록 2023.03.15 12: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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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기 지원은 개인이 아닌 적절한 루트 가져오는 조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K-POP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03.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K-POP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03.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방시혁 하이브(HYBE) 의장이 하이브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추진 절차 중단과 관련,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반응을 전했다.

방 의장은 1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관훈포럼'에서 "(카카오와 SM 인수 관련) 합의를 하는 중간엔 이수만 씨에게 말할 수 없었다. 합의가 끝나고 소상하게 설명해 드렸다.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총괄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고 말한 게 전부다. 실망하셨는지는 알 수 없다. 실망하셨더라도 한참 후배인 제 앞에서 그런 기색을 하시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방 의장에 따르면,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2019년부터다. 당시 두 번가량을 제안했는데 SM에서 거절했고 작년 기회가 생겼을 때는 본인이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 돌연 이 전 총괄이 자신의 SM 지분 인수를 제안했고 하이브 내부에서도 인수를 반대했던 요인들이 사라져 실행에 나섰다고 했다.

하이브가 SM인수 절차를 중단하면서 현재 갖고 있는 SM 지분 15.78%를 어떻게 처리할 지가 관심이다. 아울러 이 전 총괄의 잔여 지분(3.65%)에 대한 처리 향방에도 궁금증이 쏠린다. 실질적으로 하이브에겐 더 필요 없는 주식이기 때문이다.

또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이 보유한 SM의 자회사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 지분 700억원에 인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사업에 10년간 100억원 지급 등을 약속했는데 이 부분이 어떻게 조율될 지가 관심이다. SM 경영권을 포기한 하이브에겐 다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이날 방 의장은 이 전 총괄의 지분 인수와 함께 ESG에 뜻을 모으기로 한 건 기존 하이브의 ESG 계획과 방향성이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이브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던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와 함께 나무 심기 등의 계획을 했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지난해 7월 ESG 관련 보고 당시 나무 심기를 계획했는데, 세계 기후 이상 때문에 원래 심으려 했던 곳에 심지 못하게 됐다. 그러던 중 이수만 씨가 '(음악을) 내가 이제 하면 얼마나 하겠냐. 좋은 일 하고 싶은데 나무 심기를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개인이 아니라 적절한 재단 등 루트를 가져오면 우리의 나무 심기 예산 중에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K-POP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03.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K-POP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03.15. [email protected]

방 의장은 SM 인수 추진을 중단한 것에 대해 "지금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결론내렸다. 카카오와 인수전의 과열이 예상을 넘었다고 판단했고 결국 '하이브스러움'을 택했다고 했다. "옳은 선택, 구성원들이 부끄럽지 않게 느낄 선택"이다. "처음 생각했던 가치를 넘어서려는 과정에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가치를 흔들면서까지 이어갈 순 없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인수하려는 입장에선 유무형의 비용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기업 통합 과정에서 수많은 시간·노력이라는 리소스가 들어가고, 구성원들의 감정 노동도 들어가는데 이런 것까지 감내하는 건 하이브스럽지 않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가 경영권을 가지고 간 것에 대해 일각에선 '하이브의 대패'가 아니냐고 반응하는데 방 의장은 "인수를 승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수는 오기 또는 누군가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어나선 안 된다. 합리적으로 이게 우리 미래에 맞는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상장사로서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M의 지배구조를 해결했다는 점과 하이브스러운 선택을 했다는 점, 카카오와 플랫폼 협업을 끌어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방 의장은 "센 척 하는 건 아닌데 실무진들은 상당히 고생했지만, 전 인수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소모되는 걸 못 느꼈다. 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날부터 현실로 돌아와서 다시 일하고 곡을 썼다"면서 "(SM 지분 처분 여부는) 담당 직원들을 다 휴가 보냈다. 오늘, 내일 중으로 복귀하는데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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