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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반등 맞나요?…'30년 만에 무역적자' 대중국 부진 '숙제'[세쓸통]

등록 2023.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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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국 수출 109.9억불…수입은 125.5억불

13개월 연속 대중 무역적자…연간으론 30년만

수출 반등 맞나요?…'30년 만에 무역적자' 대중국 부진 '숙제'[세쓸통]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지난달 수출입동향이 발표되면서 정부는 브리핑에서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마이너스 고리를 끊고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는 정부. 최대 수출시장·품목인 대(對)중국과 반도체 부진에 무려 1년간 이어진 수출 하락 속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인 듯 했습니다.

특히 정부는 "최대 수출시장인 대중국 수출은 110억 달러를 기록, 3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이어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연 대중국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뜻일까요? 그간의 수치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으로 알려진 중국. 1992년을 마지막으로 늘 연간 흑자를 기록해왔던 대중국 무역수지가 휘청인 것은 지난해부터입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품 수출이 대폭 줄어들면서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수출 성적은 109억9600만 달러(14조5477억원)인데 반해 수입은 125억4800만 달러(16조6010억원)였습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5억5200만 달러(2조533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중국 무역적자 기록이 13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사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으로, 1993년부터 꾸준히 연간 무역흑자를 기록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무역 적자폭은 빠르게 커졌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과 수입은 각각 916억 달러(123조9348억원), 1073억 달러(145조1769억원)이었습니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57억 달러(약 21조3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6억 달러(약 26조6300억원) 악화했습니다.

결국 중국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202억 달러 무역적자)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2 적자국으로 부상했습니다. 대중국 무역적자는 대일본(146억 달러)이나 대호주(117억 달러)보다도 훨씬 많은 상황입니다.

중국의 상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은 최근 들어 꾸준히 산업고도화로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이뤄왔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중간재 자급률이 상승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의 중간재 수입비중은 2016년 55.4%에서 2022년 50.1%까지 하락했습니다. 아직 절반을 웃돌긴 하지만 한국산 중간재가 더이상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산업연구원의 실증분석 결과,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은 한국산 중간재 수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1% 상승하면 한국산 중간재 수입이 약 0.77% 감소합니다.

현시비교우위지수(RCA)를 살펴보니 중고위(석유화학, 정밀화학, 기계, 자동차 등), 중저위(석유정제, 고무, 플라스틱, 조선 등) 기술산업에서 양국 RCA 격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중국보다는 높지만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주로 정보기술(IT) 제품이 포함된 고위 기술산업에서는 양국의 RCA 격차가 확대됐습니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위기술 산업에서 중국 자체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우위에 있고 중위기술 산업에서 양국 간 경쟁력 격차가 축소된다는 점을 함께 살펴보면 중국시장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무협에 따르면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0.9%에서 2023년 6.2%로 4.7%p(포인트) 축소됐습니다. 같은 기간 주요국과 비교하면 축소 폭이 큰 편입니다.

수입대상국 순위로 보면 한국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1위를 유지했지만 2020년 대만에 1위를 내줬고 올해 5위로 하락했습니다.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것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3.3%에서 지난해 33.4%로 20%p 이상 늘었습니다. 올해 1~9월 반도체 무역수지는 113억 달러 흑자를 내긴 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03억 달러나 급감했습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센서, 무선통신기기 등 다른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포함하면 전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요인의 63.3%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무역적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대중국 수출 부진. 이 고착화를 막기 위해 한국의 경쟁력 우위 유지를 위한 방안이 절실합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우리 반도체의 입지도 더욱 불안정해지는 상황입니다. 수출이 상승세로 돌아선다 해도 대중국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 무역실적은 언제라도 다시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는 수출시장 다변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수출시장 다변화에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의 큰 축인 중국은 한국에게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시장 변화를 읽고 대중국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만이 우리 무역수지를 살릴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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