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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전기차 해외서 불티 vs 이차전지 수출 뒷걸음질…왜?[세쓸통]

등록 2024.02.04 07:00:00수정 2024.02.04 0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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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차전지 수출 전년比 역성장…수입 늘며 수지 '적자'

전기차 143억弗 최고치…중간재 '이차전지' 수출액 안 잡혀

[사진=뉴시스] (사진=현대차 제공) 2023.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사진=현대차 제공) 2023.12.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지난해 전기차가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렸음에도 전기차의 심장인 이차전지 수출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전기차 열풍으로 지난해 전기차는 143억 달러를 수출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반면 이차전지 수출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미스매치는 전 세계에 엮여 있는 전기차 밸류체인 때문입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등 해외에서 이차전지를 생산해 국내로 가져옵니다. 이 이차전지는 우리나라 전기차에 장착돼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최종재인 전기차의 수출액만 집계되며 이차전지의 수출 실적이 가려진 것입니다.

4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HS 870380) 수출액은 143억3585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화로 따져보면 무려 18조9700억원에 달합니다.

전기차의 질주는 그 속도도 가파릅니다. 지난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5.3%가 증가했으며, 2022년 44.7%(81억7575만 달러), 2021년 44.7%(56억4903만 달러), 2020년 65.5%(39억0437억 달러), 2019년 115.4%(23억5377만 달러), 2018년 159.4%(10억9281만 달러)로 매년 큰 상승 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출이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상황이지만, 전기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차전지 수출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지난해 이차전지(HS 850760) 수출액은 72억7281만 달러로 한화로 따지면 9조6100억원입니다. 꽤 큰 규모 같지만 1년 전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입니다. 지난 2022년 수출액이 73억4100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0.9%나 떨어진 셈이지요.

이차전지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15년(-10.5%·20억3015만 달러) 이후 처음입니다. 이차전지 수출이 2022년 27.5% 늘기 전에는 2021년 18.1%(57억5946만 달러), 2020년 4.3%(48억7869만 달러), 2019년 6.6%(46억 7756만 달러), 2018년 24.8%(43억8828만 달러), 2017년 51.1%(35억1763만 달러), 2016년 14.7%(23억2782만 달러) 증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꾸준한 증가세가 8년 만에 끊어진 것입니다.

지난해 이차전지 수출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수입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이차전지 수입액은 1년 전에 비해 48.7% 큰 폭으로 증가한 84억6610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선 것입니다. 이에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지난해 이차전지 무역수지는 11억9328만 달러 적자를 보였습니다.

[서울=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3사은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립 단계에 있는 해외 공장이 2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중국, 동남아 등에 걸쳐 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3사은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립 단계에 있는 해외 공장이 2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중국, 동남아 등에 걸쳐 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전기차 수출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왜 전기차에 들어가는 이차전지의 수출 성적은 정반대로 가는지 궁금해집니다. 그 배경에는 전기차의 밸류체인이 자리합니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은 중국과 같은 해외 생산기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합니다. 더욱이 최근엔 공급망 관리를 위해 해외 생산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 생산된 이차전지는 전기차에 장착되기 위해 국내로 역수입됩니다. 실질적으론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이차전지인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차전지를 수입하는 것입니다. 이차전지는 중간재로써 전기차에 장착됩니다. 해외로 수출되는 전기차 안에는 이차전지의 가치도 함께 담겨 수출되는 것이지요. 수출액을 집계할 때 최종재의 가치만 따지고 있으니 전기차의 수출 성적 안에 이차전지의 성적도 녹아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쪼그라들며 업황이 부진해졌습니다. 이에 이차전지의 수출도 휘청이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이차전지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6.2% 감소한 5억9000만 달러로, 새해 첫 성적을 썼습니다. 올해에는 수출 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차전지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책 지원에 나섭니다. 조만간 '수출현장 지원단'을 통해 이차전지 기업의 애로를 듣고 해결책을 논의합니다. 더욱이 올해엔 공급망 관리를 위해 민간 광물 확보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국내 광물 가공시설 확충을 위한 전방위 지원과 5조9000억원 정책금융도 공급할 계획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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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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