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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3 농구 특혜 선발 논란, 이면에 '부실 운영' 경향위원회

등록 2024.04.15 14: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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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위원들, 선수 정보도 몰라…논란에 사퇴 의사 밝혀

경기력향상위원장은 마케팅 대행사 대표…전문성 의심

협회 "국가대표뿐 아니라 저변 확대 등 전반적 역할"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권혁운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2.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권혁운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2.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3대3 남자농구 국가대표 특혜 선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대한민국농구협회(회장 권혁운)가 대표팀 선발, 운영과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설치한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4 국제농구연맹(FIBA) 3대3 아시아컵에서 약체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에 연패하며 탈락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이 감독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임원준이 발탁되면서 특혜 선발 의혹이 불거졌다.

이 감독이 자신이 속한 스킬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코치로 활동하는 임원준을 국가대표로 특혜 발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로 인해 국내 3대3 랭킹 1위인 김정년이 제외됐다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감독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선발이었다. 100%라고 보면 된다. 일부 경향위원 사이에서 임원준 선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지만 이 감독의 첫 대회인 만큼 힘을 실어주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임원준은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하의 경기력을 보여 특혜 의혹이 더 확산됐다. 자연스레 그를 선발한 이 감독과 경향위를 향해 비판이 이어졌다.

그런데 경향위 구성원을 보면 이해도와 전문성이 있는지, 나라를 대표하는 감독과 선수를 선발할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경향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스포츠마케팅 대행사 스포티즌을 운영하는 심찬구 대표가 위원장이다. 체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지만 감독 선임, 선수 선발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전문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여기에 중소기업 A대표, 한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B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뉴시스]남자 3대3 농구 대표팀 이승준 감독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남자 3대3 농구 대표팀 이승준 감독 (사진 = KBL 제공)

협회 관계자는 "3대3 경향위는 5대5와 달리 국가대표 선발과 운영뿐 아니라 저변 확대, 활성화 등도 함께 고민하는 곳이다. 모두 생활체육과 3대3 활동을 열심히 하며 기여한 분들이다"고 설명했다.

비경기인 출신 위원의 존재가 눈에 띄지만 이중 일부는 사비를 털어 대표팀을 지원하고, 경기인 출신보다 풍부한 정보력으로 힘을 보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선수 선발에 있어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 불분명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A대표, B변호사는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임원준 선발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사실상 의견을 묵살 당했다.

경향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모습도 찾기 어렵다. 일부 경기인 출신 위원들은 선수에 대한 정보나 이해가 없었다. 내부 소통도 없다. 싱가포르 대회 이후에야 "(김정년은) 부상이 있었느냐"며 되묻는 위원이 존재했고, 회의에 줄곧 불참하는 이들도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는 사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 관계자는 "당장 3대3 농구의 성적을 기대한 게 아닌 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주길 기대하고 이 감독을 선임한 것으로 안다"며 "적절치 못한 선발이었다. 이를 방치한 경향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대회가 끝나고 약 1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경향위를 개최해 이 감독의 입장을 청취하고, 문제점을 점검할 예정이다.

'팀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선발했다'는 이 감독이 특혜 선발을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향위가 요식 행위로 회의를 열고, 이번 논란을 덮고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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