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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예상보다 견조하지만…제조업·디플레에 안주"

등록 2024.04.17 16:33:44수정 2024.04.17 17: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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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GDP 성장률 전년 대비 5.3%…예상보다 빨라

"서비스업 전환 안 하고 제조업 성장에만 집착"

"수출 집중도 영향…고질적 디플레 등은 무시"

[서울=뉴시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견고한 추세를 유지 중이지만, 이는 중국이 여전히 제조업을 선호하고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1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2024.4.17

[서울=뉴시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견고한 추세를 유지 중이지만, 이는 중국이 여전히 제조업을 선호하고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1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2024.4.17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견고한 추세를 유지 중이지만, 이는 중국이 여전히 제조업을 선호하고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1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로 잡을 때만 해도 야심찬 것으로만 보였으나, 씨티그룹·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일부 외국계 은행들은 최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 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3%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4.6%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중국이 이렇게 예상보다 빠르게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는 것과 관련, 먼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제조업 성과에 목매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수준의 경제 발전 단계에 있는 국가들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제조업을 번영과 안보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은 주요 기술 투입과 관련해 중국이 외국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는 완전한 산업 체인을 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발표한 5개년 계획도 제조업의 GDP 차지 비중 감소 추세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분기는 이런 중국의 장기 목표와 일치했다. 제조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6.7% 증가해 GDP 성장률보다 빠르게 올랐다. 첨단기술 제조업은 7.5% 성장하며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옌타이(산둥성)=AP/뉴시스]지난해 7월5일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의 한 조선소에 수출용 신형 차량이 쌓여 있는 모습. 2023.07.14.

[옌타이(산둥성)=AP/뉴시스]지난해 7월5일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의 한 조선소에 수출용 신형 차량이 쌓여 있는 모습. 2023.07.14.

중국은 이처럼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하고 있는데, 올해 초부터 중국은 해외 구매자에 대한 의존도는 높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가격 하락과 통화 경쟁력이 도움이 됐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산 상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했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가파른 하락폭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미국 등 무역 파트너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수출 호조에 오래 의존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나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중국에 정교한 산업 제품을 판매하는 등 중국 경제 발전의 혜택을 누려왔지만, 최근 중국이 화학·기계·자동차 등 독일이 주력해 온 산업 분야에서 라이벌로 떠오르자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이런 해외 시장 의존에는 소비 심리 약세, 부동산 시장 문제 등 중국 경제의 고질적인 약점이 반영돼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중국의 3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3.1% 증가해, 시장 예상치 4.6% 증가를 크게 하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70개 대도시의 3월 신규 아파트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2.2% 하락해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규 주택 판매량은 5분의1 이상 감소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한 교차로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 2024.4.17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한 교차로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 2024.4.17

특히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는 건축 자재와 가전제품 등 여러 부문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화됐다. 중국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2월 춘제 연휴 기간 동안 잠시 상승했으나, 3월에도 제로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하락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면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였으나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수입이 감소해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들이 임금을 줄이게 될 수 있으며, 이는 소비 심리를 회복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 지도자들은 디플레이션의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경기침체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바꿀 수 있다고 짚었다. 국가 내 모든 재화·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는 중국에서 4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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