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HD현대와 치열한 군함 경쟁…"K-방산 이끈다"[한화오션 1주년③]

등록 2024.04.28 11:02:00수정 2024.04.28 11:06:5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황금알 낳는 특수선·MRO 사업 두고 신경전

방산사업 경쟁력 강화 기대와 함께 과잉 경쟁 우려도

[울산=뉴시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국내 특수선 분야의 양대 사업자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K-방산'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기업의 방산 수주전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한국 방산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해외 병참 기지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 규모만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데다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에 대응해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 해군 함정 MRO를 위한 자격인 MRSA를 신청해 올해 초 조선소 실시까지 마쳤다. 최근에는 미국 필리조선소와 현지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관공선에 대한 신조 및 MRO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연일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화오션의 걸음도 분주하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함정 MRO 전담 조직을 처음으로 신설했다. 올해는 미국 법인 '한화오션 USA 홀딩스'에 181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기지를 마련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77조9200억원에서 2029년 85조82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최근 중국 해군력 확장을 경계하는 만큼 향후 MRO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70조원 사업 복마전, 캐나다 잠수함 수주도 치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주 경쟁을 벌이는 또다른 사업은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다. 캐나다 왕립 해군은 기존 디젤 전기 방식의 잠수함 교체를 위해 장거리 3000톤급 신형 잠수함 12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만 70조원에 달하며 이르면 2026년 공급업체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해양 방산 분야 전시회인 '해양 항공우주 전시회'에서 현지 방산기업 L3해리스테크놀로지와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 수주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잠수함 실적을 갖고 있는 한화오션은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 인수를 발판 삼아 현지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스탈은 호주와 미국 해군에 선박을 설계·건조해 납품하는 방산 기업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에 캐나다 잠수함 사업 계약 체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과거 다수의 잠수함 사업 수주를 확보한 경험이 있는 만큼 업계 경쟁자인 HD현대중공업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속내다.

[서울=뉴시스]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을 관람객들이 바라보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서울=뉴시스]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을 관람객들이 바라보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공방전도 불사…양보없는 KDDX 수주 경쟁

국내 시장에선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차세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경합 중이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6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사업비만 총 7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KDDX는 크게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등 4단계로 진행된다. 각 단계마다 입찰 경쟁을 하는데 첫 단계인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따냈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업체 입찰은 올해 하반기 진행된다.

그러나 기본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H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한화오션의 KDDX 보고서를 불법으로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사의 수주전은 뜨거운 공방전으로 변했다. 지난 2일 방위사업청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양사의 갈등은 한화오션의 HD현대중공업 고발로까지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선 KDDX 사업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대립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조선 3사 중 군함 건조 능력을 갖춘 곳이 두 곳밖에 없는 만큼 올 하반기 진행될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입찰 또한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